'초단기 압축 성장'으로 판 키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글로벌 시장 겨냥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2월 20일, 오후 02:14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가 최대주주 변경이라는 변곡점을 통과했다. 새 투자 파트너를 맞이하며 경영 구조를 재정비한 비단은 불확실성보다 오히려 사업 추진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단은 오는 부산 블록체인 위크(BWB)에서 웹3 디지털 지갑 ‘비단주머니’와 신규 서비스 ‘비단팝팝’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을 향한 다음 수를 꺼낸다.

김상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대표이사.(사진=비단)


◇비단, 최대주주 변경으로 더 단단해졌다

비단은 최근 코스닥 상장사 포커스에이아이를 최대주주로 맞이하게 됐다. 김상민 비단 대표이사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점이 이번 최대주주 변경의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여기서 전략적 투자자는 포커스에이아이, 재무적 투자자는 양재석 JM커피그룹 회장이다. 지난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포커스에이아이는 페이먼트·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테크기업이다. 양 회장은 주식회사 위허브의 최대주주이며, 위허브는 지난해 포커스에이아이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김 대표는 “포커스에이아이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페이먼트, 디지털 금융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역동성은 비단의 성장 전략과도 일치한다”며 “이에 기반한 조직 안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핵심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재석 회장은 ‘컴포즈커피’를 4700억원에 매각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신화적 인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김 대표는 “입지전적인 부산 기업가로서 비단의 든든하고 신속한 재무적투자자(FI)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비단은 JM커피그룹, 포커스에이아이와 3자간 ‘커피원두 기반 RWA 거래 및 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 업무협약이 최대주주 변경의 주요 계기가 됐다”며 “3사의 사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기존 주주들과 신규 투자자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비단이 단순 거래소를 넘어 나아갈 방향을 정리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주주들이 투자 원금을 회수하고 두 배까지 수익을 확보해 엑시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서 주주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했고, 투자자들과의 논의 과정에서는 단기 수익성보다는, 왜 지금 RWA 기반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지, 그리고 부산이라는 도시 기반 전략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단의 모든 주주들과 최대주주간 비전과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유와 소통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최대주주와 기존 주주 간 이해관계를 정리하고, 비단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김상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대표이사.(사진=비단)


◇1년 만에 실체 만든 거래소…투자자 사로잡은 압축 성장

사업 초기 단계임에도 전략적 투자 유치와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진 데에는 비단의 압축 성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강하게 어필한 경쟁력으로 ‘속도’를 꼽았다.

그는 “굉장히 빠른시간 내에 거래소의 실체와 규모를 갖췄다”며 “보통 거래소를 구축하고 운영하는데 6~7년이 걸려도 못하는 일을 1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실체적 거래소를 확보하고 안정적 운영 체계와 이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투자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된 비단의 경쟁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센골드 인수를 통해 이미 ‘검증된 RWA 거래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센골드 인수를 통해 회원 122만명, 누적 거래액 1조3000억원 규모의 플랫폼을 확보했고, 금·은 등 안전자산 중심의 거래 구조는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올해만 누적 거래액 4000억원을 돌파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경쟁력은 ‘제도권을 전제로 한 사업 설계’다. 그는 “비단은 제도화 이후에도 독자적인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RWA와 STO, 나아가 크립토 전반의 사업까지 확장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우고 사업 구조를 정비해 왔습니다”고 말했다. 단기 트렌드에 편승하기보다 제도 변화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구조를 먼저 설계해 왔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는 부산을 무대로 한 도시 단위 실증 모델이다. 김 대표는 “부산시를 초대형 테스트베드로 행정·결제·자산·시민 서비스를 연결하는 웹3 지갑은 디지털금융 도시 도약을 위한 핵심 인프라”라며 “향후 공공 서비스, 지역화폐, 스테이블코인, RWA 거래 등과 연계되어 부산시민 330만명의 디지털금융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도시를 글로벌화 할 수 있는 실증 사례로서 디지털 도시 모델의 표준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 과정 전반에 대해 “비단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지속 가능한 회사가 되기 위한 판단과 선택을 일관되게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BWB서 전략 공개…‘비단주머니·비단팝팝’으로 글로벌 진출 시동

비단은 RWA 분야에서는 금·은을 넘어 커피 원두, 탄소 크레딧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웹3 디지털 지갑 ‘비단주머니’를 중심으로 자산 관리·결제·디지털 금융 기능을 통합하는 플랫폼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포커스에이아이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데이터·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 주주사들과의 시너지도 강조했다. ‘뽀로로’ 제작사 오콘, 영화 ‘기생충’ 제작·배급사 바른손, 아이티센글로벌, 하나은행·하나증권, NHN클라우드 등 11개 주주사들이 전방위적인 지원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 22일 열리는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5)은 이러한 전략을 시장에 공식적으로 공개하는 무대다. 김 대표는 올해 행사의 슬로건으로 “Beyond Connection, Into Nexus(연결을 넘어, 결합으로)”를 제시하며 “부산이 단순한 블록체인 도입 단계를 넘어, 시민의 일상과 글로벌 서비스가 하나로 결합되는 도시로 진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 현장에서는 웹3 디지털 지갑 ‘비단주머니’와 신규 서비스 ‘비단 팝팝’이 공개된다. 비단주머니는 네이버파이낸셜, 해시드와의 협업을 통해 추진 중으로, 행정·결제·자산·교통을 하나의 지갑으로 연결하는 블록체인 도시의 핵심 인프라를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이번 행사를 “내년 ‘Target 2026 블록체인 시티 부산’의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에 앞서 청사진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상품권을 비용 없이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비단 팝팝’과 비단의 공식 캐릭터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비단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생태계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회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비단은 ‘Target 2026 블록체인 시티 부산’ 비전을 가장 앞에서 실현하는 핵심 기업”이라며 “전 세계가 ‘10년 후 디지털 금융의 미래를 보고 싶다면 부산으로 가라’는 말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내년 1월 CES 2026 참가를 시작으로 비단의 RWA 플랫폼과 부산을 테스트베드로 한 디지털금융·블록체인 도시 모델을 글로벌 무대에 공식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실물 자산 상품군 확대와 해외 파트너십, 기술 인프라 수출 모델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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