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모멘텀에 '산타랠리' 기대감…AI 거품·고환율은 우려[주간증시전망]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2월 21일, 오후 07:03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지난주 ‘3000피’와 ‘4000피’를 넘나들며 요동쳤던 국내 증시가 이번주(22~26일)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없어진 것은 물론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더해지며 연말 ‘산타랠리’(성탄절 부근부터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 기대감은 여전하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과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환율 부담에 대거 이탈…AI 거품론도 재등장

2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주(15~19일) 코스피는 4000선을 사이에 두고 등락을 반복했다. 지난 15일 1.84% 떨어진 4090.59(종가 기준)로 시작한 코스피는 다음날(16일) 2% 넘게 급락한 3999.13에 장을 마치더니 17일에는 4056.41에 장을 마치며 4000선을 회복했다. 18일에는 1.53% 떨어진 3994.51, 19일에는 다시 0.65% 오른 4020.55에 마감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938.83에서 시작해 915.27로 2% 넘게 하락했다.

주 초반부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단연 ‘고환율’이었다.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순매수 기조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가 환차손 부담으로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 코스피에서 약 3조1228억원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5761억원을 빼냈다.

이처럼 환율이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을 좌우하는 변수가 됐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미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60.44원까지 치솟으면서 과거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3월 이후 월평균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다시 등장한 ‘AI 거품론’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오라클과 브로드컴을 계기로 AI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조정이 나타났고 미국 증시 내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전반으로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고 외국인 수급 부담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日 금리 인상 영향 제한적…코스닥 정책 모멘텀 기대도

일본의 금리 인상 결정은 지난주 증시 이벤트 중 하나였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0.5%에서 0.7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엔화 대출로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위험자산에 투자된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일본의 금리 인상은 대체로 국내 증시에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 후반에는 4000선을 지켜냈다. 일본의 금리 인상 자체가 예고된 이슈였다는 점에서 증시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BOJ 금리 인상이 선반영됐던 만큼 BOJ 금리 결정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는 12월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소화하고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을 높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도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벤처·혁신기업 요람인 코스닥의 신뢰와 혁신 제고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코스닥본부 독립성·자율성 제고를 통한 자체 혁신 지원 △역동적 다산다사 구조 전환을 위한 상장심사 및 상장폐지 기준 재설계 △연기금·집합투자기구 등 기관투자자 진입 여건 마련 △공모가 산정 객관성 제고 및 주관사 책임 강화 등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 등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및 AI·제약 바이오 등 첨단 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 수혜 기대감이 확대될 것”이라며 “국민성장펀드와 코스닥 벤처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을 통해 투자 인센티브를 부여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관련 기대감은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주 코스피를 3850~4200로 예상했다.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국민성장펀드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꼽았다. 반면 하락 요인엔 △AI 수익성 우려 △연말 차익 실현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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