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속 대형딜 출사표…‘개편의 시간’ 걷는 스틱인베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2월 22일, 오전 07:31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에게 올한해는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다. 대형 딜 현장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던 가운데 연말 크린토피아 인수로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관리보수 증가 속에서도 수익성이 악화되며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실적 부진과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 그리고 세대교체라는 고차 방정식은 스틱인베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7일 JKL파트너스와 국내 최대 세탁 프랜차이즈인 크린토피아 경영권 지분 100%를 약 6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SPA)을 체결했다. 스틱인베는 지난 8월 진행된 크린토피아 매각 예비입찰에서도 원매자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높은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티맥스데이터에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하며 팔로우온 투자도 완료했다.

올해 대형 딜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스틱인베에게 인수 완주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 HS효성첨단소재 타이어 스틸코드, SK실트론 등 굵직한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로 점쳐졌지만, 최종 인수의 공은 모두 다른 곳으로 넘어갔다. 지난 2023년 2조원 규모 초대형 바이아웃 블라인드 펀드인 ‘스틱오퍼튜니티 제3호’ 펀드의 소진률이 50%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한 해로 평가된다.



◇수익성 ‘쇼크’…행동주의 공격받은 상장 PEF



재무 성적표도 아쉬웠다. 운용 펀드 수가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누적 실적 기준 관리보수는 477억원으로 전년(450억원) 대비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8억원에서 31억원으로 81% 가량 급감했다.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가치 하락에 따른 지분법 손실과 투자 손실이 뼈아팠고,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부담이 커진 결과다.

수익성 악화는 상장 사모펀드인 스틱인베를 행동주의 펀드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미국계 사모펀드 미리캐피탈 등과 연합해 스틱의 저평가된 주가를 문제 삼으며 자사주 소각과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스틱인베 지분 7.63%, 13.38%를 각각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인 도용환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19%) 지분을 이미 넘어섰다.

창업주인 도 회장의 은퇴와 맞물린 승계 문제도 화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공개주주서한을 통해 “스틱은 현 경영진의 연령이 대부분 만 60세 이상임을 감안할 때, 차세대 리더십 승계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며 세대 교체를 압박하고 있다. 실제 스틱인베는 채진호 PE부문 대표·이경형 그로쓰캐피탈본부장(1971년생), 강일성 크레딧본부장(1972년생) 등 70년대생 중심의 2세대 전환을 앞두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내년은 스틱인베가 신규 포트폴리오의 가치 제고 성과를 내는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도 대응해야 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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