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펀딩 재개…‘1세대’ H&Q, 투자·회수 모두 넓힌다

주식

이데일리,

2025년 12월 24일, 오후 02:29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의 태동기를 이끈 1세대 H&Q코리아가 5년여의 침묵을 깨고 펀딩을 재개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중형급 미드마켓(Mid-Market)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오랜 포트폴리오 기업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매끄럽게 마무리하며 베테랑의 저력을 입증했다. 올해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으로 실탄을 확보한 만큼 내년 신규 투자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사진=H&Q코리아]




◇5호 펀드 순항…교공·우본 등 LP 출자 줄이어



H&Q코리아는 올해 5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섰다. H&Q코리아가 펀드 레이징에 나선건 지난 2020년 4호 펀드 이후 약 5년만이다. 이번 펀딩은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자금 모집이 극도로 위축된 펀딩 한파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당초 6000억~7000억원을 목표로 시작한 펀드 레이징엔 교직원공제회와 우정사업본부,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주요 출자자(LP)들이 확약서를 보냈다. 현재 목표액의 70% 이상을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적인 연기금·공제회들이지만, H&Q의 기복없는 운용 능력과 1세대 하우스로서 보여준 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레이징과 함께 H&Q의 투자 시계도 빠르게 돌아갔다. H&Q는 지난 18일 한화갤러리아가 공들여 들여온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첫 식음료(F&B) 투자에도 나섰다. 인수 가격은 60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하우스 특유의 중견기업 타겟팅도 빛을 발했다. 올해 1월 아웃도어 스포츠용 안경 및 고글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한국오지케이(OGK) 경영권을 약 1200억원에 인수하며 새해 포문을 열었다. 이어 소재 전문 기업 티앤에프(T&F)글로벌에 약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성장성 높은 포트폴리오를 대거 보강했다. 강소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체질을 개선하는 전형적인 ‘미드마켓 바이아웃’ 전략이다.



◇묵은 과제 털어낸 노련한 회수



H&Q는 올해 해묵은 회수 과제도 함께 털어냈다. 시장의 난제로 꼽혔던 11번가 투자금 회수를 일단락 지은 점이 주효했다. H&Q는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을 SK플래닛으로 이관하는 구조적 결단을 통해 LP들의 불안감을 해소했다는 평가다. 또 현대엘리베이터 교환사채(EB) 투자 자금 역시 지난 10월 약 800억원 규모로 회수하며 현금화에 성공했다. 단순한 바이아웃 외에도 구조화된 금융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H&Q는 유행을 타지 않는 운용사”라며 “올해 재개한 펀드 레이징이 순항 중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은 파이브가이즈 투자, 11번가 문제까지 매듭지은 실력으로 하우스의 존재감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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