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임드바이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남도현 의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대화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남도현 에임드바이오 의장(사진=임정요 기자)
◇창업자는 CTO, 전면에는 젊은 피로
코스닥 상장을 앞둔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에임드바이오는 남도현 의장이 창업했다. 남 의장은 서울대 의대 학사, 동대학 신경외과학 석사 및 박사를 졸업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를 맡고 있으며 1999년부터 현재까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 신경외과 교수를 겸하고 있다.
남 의장은 에임드바이오의 34% 최대주주이며 이사회 의장 및 기술총괄(CTO)이다. 회사의 실세이지만 1963년생으로 회사에서 가장 '어른'인 만큼 지휘봉은 '젊은 피'들에 맡겼다. 에임드바이오의 중추적 인물이자 남 의장의 연구후배들인 허남구 대표와 민병귀 연구소장 및 정원식 전임상 연구개발 팀장, 안선희 사업개발(BD) 이사, 김태경 운영총괄(COO) 전무 등이다.
남 의장은 "창업 당시 목적은 '지속가능한 회사'였다. 달리 말하면 돈을 가장 적게 쓰면서 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었다. 적은 비용으로 좋은 약을 만드는 방법은 바로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라고 말했다.
예를 들자면 당장 주말에 파티에 가야한다고 할 때, 이에 대한 도메인 지식은 의상, 지참 비용, 파티 매너 등이다. 이 때 플랫폼 기술은 구두, 액세서리인 셈이고 애셋(물질)은 한 사람이다. 파티에 가서 만나야 할 대상은 글로벌 제약사이기 때문에 애셋이 글로벌 제약사가 좋아하는 핏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남 의장은 "저는 지난 10년~15년 동안 국책 난치암사업단을 이끌면서 글로벌 제약사 투어를 해왔다. 글로벌 제약사가 원하는 중개연구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약을 알고 있다.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에 많은 시간과 돈이 들 수 밖에 없는데 에임드바이오는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임드바이오는 개발한 세 가지 파이프라인을 족족 기술이전시켰다. 화이자가 인수한 바이오헤이븐에 'AMB302', 국내 SK플라즈마에 'AMB303', 베링거인겔하임에 'ODS025'를 각각 기술이전했다. 이어 오스트리아 CB메드에 정밀의료 스크리닝기술을 기술이전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과 ADC 페이로드 2종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개발진행에 따른 마일스톤 등을 포함한 계약금 총액 누계는 3조원에 달한다.
◇상장 후 보유현금 1600억 상회 예상
에임드바이오는 올 7월 프리IPO 펀딩에서 511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회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9월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약 9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상장을 통해 약 700억원을 공모조달하는 것까지 합하면 1600억원을 상회하는 현금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남 의장은 "업계 자린고비로 알려졌다. 도메인 지식을 활용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타겟이란 백사장에 있는 모래알처럼 많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이올로지이고, 이는 환자유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사가) 이미 오래간 해왔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메인 지식과 약물 개발 지식이 함게 있어야 한다. (본인도) 처음에는 '만들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약을 만드는 것과 의료 분야 양쪽을 모두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2000년도 초반인데 2018년에 창업했으니 10년 이상이 걸린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2010년 신규 페이로드를 만들어보겠다고 미국을 다녔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저도) 연구자보다는 장사를 하는 마음으로 임하려 한다"고 했다.
남 의장이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가장 많이 다룬 질환은 악성뇌종양(교모세포종)이지만, 에임드바이오가 개발하는 신약 파이프라인들은 방광암, 유방암 등 기타 고형암종이다. 이 또한 도메인 지식의 영향이 컸다.
남 의장은 "빅파마가 원하는 약을 만들어야 한다. 뇌암 치료제는, 어렵다. 빅파마도 사뭇 도전하지 않는 영역이다. 시장이 너무 작고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라 글로벌 제약사가 잘 받아주지 않더라"며 "적응증이 더 넓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이는 어려운 작업은 아니라 고형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의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약은 애브비가 만든 뇌종양 ADC 치료제다. 임상을 많이 했는데, 실패했다. 임상 3상까지 했으니 수천억원을 들였을 것이다. 글로벌 글로벌 뇌종양 학회에서 실패원인을 분석하는 강의를 많이 했다. 저희에게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글로벌 제약사 과학총괄(CSO) 중 지인이 많다. 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남 의장은 여전히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겸직하지만, 환자에게 100퍼센트 집중해야하는 수술보다는 신약을 개발하는 쪽에 집중할 생각이다. 병원내 타 분과 교수들로부터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약을 만들어주면 좋을지 의견도 청취하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를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어 의료현장에 정말로 필요한 신약을 전달하겠다는 의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