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랠리’ 그늘서 코스닥·중소형주 깨어날까

주식

이데일리,

2026년 1월 05일, 오후 07:15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증시가 대형주 중심의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연초를 기점으로 중·소형주가 반전의 계기를 맞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주도로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과 중·소형주들이 계절적 요인인 ‘1월 효과’와 맞물려 단기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 대형주는 지난해 한 해 동안 83.23% 상승한 반면, 중형주는 40.06%, 소형주는 20.21%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 지수도 36.46% 상승에 머물며 코스피 대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종목에 수급이 쏠리며 지수 레벨은 빠르게 높아졌지만, 중·소형주는 투자자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수급의 미세한 변화는 감지된다.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거래 흐름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어서다. 12월 기준 코스피 대비 코스닥 거래대금 비율은 0.79배로, 10월(0.49배)과 11월(0.54배) 대비 상승했다. 대형주 랠리에 대한 피로가 누적되면서 일부 대기 자금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소형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증권가가 특히 주목하는 변수는 계절성이다. 통상 1월은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시기로 꼽힌다. 2005년 이후 21차례의 1월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코스닥이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고 그 뒤를 코스피 소형주가 이었다. 또 1월 효과로 인한 초과 수익은 월 초반, 상반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연말 낙폭 과대 종목에 대한 되돌림 수요와 연초 유동성 유입, 개인 투자자 수급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12월 한 달간 수익률이 부진했던 종목군이 다음 해 1월에 반등할 확률이 가장 높았으며, 이러한 패턴은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시장으로, 단기 수급 변화가 가격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라며 “거래대금 증가에 대한 가격 반응 역시 중·소형주와 코스닥에서 더 크게 나타나 가격 탄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초 수급이 유입되는 국면에선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수익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책 환경도 중·소형주에 우호적인 변수로 거론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은 상장·폐지 구조 재설계와 기관투자자 참여 확대를 핵심으로 한다. 과거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뒤 단기적으로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 강도가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연초 수급과 맞물릴 시 추가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 측면에선 반도체가 중·소형주 반등의 연결 고리로 지목된다. 최근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 속에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소재·부품·장비 등 반도체 관련 중·소형주로 온기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실적 회복 가시성이 높아지고, 대형 고객사의 설비투자 재개가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기업 주가는 정체돼 있지만, 이들이 인공지능(AI) 시설 투자에 대한 의지를 이어가는 한 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에 대한 신뢰는 유지될 것”이라며 “코스피 주도주인 반도체 주가가 재차 전고점을 넘어서고 있는 만큼, 반도체 업종 내 중·소형주로 투자 전략을 확장해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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