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임기만료 최윤범 회장…고려아연 이사회 어떻게 바뀔까

주식

이데일리,

2026년 1월 07일, 오후 05:06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수령을 맞는다. 합작법인(Crucible JV)을 통한 미국 정부 측 우호 지분 확보로 최윤범 회장이 반격의 틀을 마련한 가운데 영풍의 의결권 부활과 집중투표제 도입이 맞물리며 이사회 구도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최 회장을 포함한 이사 6인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의 ‘불편한 동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합작법인의 주주명부 등재가 완료되면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지형도가 재편됐다.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분을 반영한 예상 의결권 지분율은 최윤범 회장 측은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27.8%), 합작법인(10.6%), 한화·트라피구라 등(6.4%)을 포함해 약 44.8%, MBK·영풍 연합은 약 42.1%로 전망된다.

합작법인의 합류로 양측의 지분 격차는 1%포인트 내외로 좁혀졌다. 사실상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의 표심 하나에 이사회 주도권이 바뀔 수 있는 초박빙 구도다. 이들 보유 지분은 약 4.3%로 추정된다. 국민연금(4.8%)과 현대차·LG 등(4.0%)도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이사 15인(직무정지 4인 포함), MBK·영풍 측 이사 4인 등 총 19명으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6명이다. 사내이사인 최 회장과 정태웅 고려아연 대표를 비롯해 사외이사인 황덕남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이민호 법무법인 율촌 ESG연구소장, 그리고 기타비상무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 등이다.

최 회장 측은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자리에 미국 정부가 합류한 합작법인 측 인사를 수혈할 것으로 보인다. 합작법인은 올해와 내년 주총에 걸쳐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 이사로 합류하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한 미국 제련소 건설에 앞서 고려아연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를 적극 활용해 4명의 이사를 당선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투표권을 주는 제도다. 팽팽한 지분율을 고려할 때 어느 한 쪽의 독식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집중투표 전략에 따라 이사 선임 배분은 최 회장 측이 3~4인, MBK·영풍 연합 측이 2~3인으로 갈릴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최 회장 측은 기존 15명의 이사 중 4명이 빠지고 신규 3~4명을 진입시키며 현재의 과반 주도권을 유지할 전망이다. MBK·영풍 연합은 기존 4명에 신규 2~3명을 더해 최대 7인까지 세력을 넓히며 견제 세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도, MBK·영풍 측의 견제를 받는 불편한 동거 체제가 고착화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합작법인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했지만, 오는 정기 주총에서 MBK·영풍 측이 비토권(거부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까지 세력을 불릴 전망”이라며 “향후 주요 의사결정마다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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