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세제 혜택? 글쎄요"…서학개미, 미국 주식 더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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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전 07:5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올해 1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53억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코스피 5000선을 넘어서는 불장 속에서도 미국 주식에 대한 매수세 확대 기조는 이어지는 흐름이다.

정부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라는 당근책을 내놨으나, 서학개미들의 귀환을 유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초 이후 지난 28일까지의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53억2430만달러(약 7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40억7841만달러) 대비 30.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월(18억7385만달러) 대비로는 184.2% 급증하며, 지난해 10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주춤했던 매수세가 다시 달아붙은 모습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행렬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324억6325만달러(46조2796억원)로 1년 전 105억4500만달러 대비 219억1825만달러(207.9%)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월평균 순매수액은 약 27억527만달러로 2024년의 세 배 수준으로 뛰었고, 10~11월에는 각각 68억5499만달러, 59억3442만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정부가 RIA 계좌 도입을 발표한 12월 들어선 순매수액이 18억7385만달러로 줄며 매수세가 주춤해졌으나 일시적 흐름에 그친 모습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며 호황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서학개미는 미국 주식으로 눈을 다시 돌렸다.

미국 빅테크와 인공지능(AI) 관련주, 가상자산 관련주 등 고위험 성장주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종목도 이들 섹터에 집중되는 추세다.

순매수 상위 1위는 ‘알파벳’으로 7억4498만달러를 사들였고, 이어 ‘테슬라’ 48억7941만달러, ‘뱅가드 SP 500 ETF SPLR’ 34억5312달러 순이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RIA의 세제 혜택 조건을 완화하는 등 복귀를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 RIA 계좌 효과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일단 내달 출시 예정인 RIA 해당 계좌를 통해서만 해외 주식을 매도해야하고, 지난해 12월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는 해외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신규 매수세를 차단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여기에 세제 혜택 한도 기준 5000만원은 양도차익이 아닌 매도금액이어서 수익 발생이 적은 경우 실익이 크지 않고, 향후 1년간 해외 주식 추가 매수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 사이에 RIA 계좌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RIA가 아닌 다른 주식 계좌에서 해외주식을 사면, 그 금액에 비례해 RIA 세제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해외 주식을 매도한 자금 대부분을 국내 주식에 투자해야만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기로 했으나, 일단 해외 주식 매도만으로도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요건을 완화해주는 등 당근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주식을 RIA로 옮긴 뒤 매도 후 1년간 예수금으로 보유만 하더라도 세 혜택은 부여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제혜택이나 해외주식 마케팅 중단 등 서학개미의 유턴을 위한 당근과 채찍에도 미국 주식에 대한 자발적인 수요는 제약하기 어렵다”며 “세제 혜택만으로는 대규모 자금을 국내로 돌리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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