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폭증에 계좌도 ‘1억 시대’…달아오른 증시

주식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후 06:03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시장 열기가 각종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지수가 빠른 속도로 레벨업하는 과정에서 거래가 폭증했고,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활동계좌도 사상 처음 1억개를 넘어섰다.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 자금이 늘어나는 동시에 레버리지 투자까지 확대되며 강세장 특유의 확산 국면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추이 및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 추이.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코스피 거래대금은 568조 1785억원으로 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코스닥 거래대금도 313조 1569억원으로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코스닥 합산 월 거래대금은 881조 3354억원에 달해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2021년 1월(841조 9293억원) 규모도 넘어섰다.

거래대금 급증의 배경엔 지수의 가파른 상승이 자리한다. 코스피는 지난 한 달간 23.97% 오르며 2000년 이후 월간 수익률 기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24.20% 뛰어 2005년 1월(24.35%) 이후 20여 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수 상승이 거래를 끌어올리고, 거래 급증이 체감 강세장을 강화하는 흐름이 이어진 셈이다.

지수 상승은 거래 참여 기반도 빠르게 키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1억 2만 450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활동계좌가 1억개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9829만 1148개)과 비교하면 약 한 달 사이 173만개가량 늘며 가파른 상승 폭을 나타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1회 이상 거래가 발생한 위탁매매·증권저축 계좌를 의미한다. 단순 개설 계좌가 아니라 휴면성 계좌를 걸러낸 지표인 만큼 실제 시장 참여 확대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인구가 약 50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2개 이상 ‘거래 가능한’ 계좌를 보유한 셈이다.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도 빠르게 불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103조 7072억원으로 27일 100조원을 넘어선 뒤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 넣어 둔 현금성 자금으로, 향후 매수 여력과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다만 강세장 열기만큼 ‘빚투’ 지표도 가팔라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9일 30조 925억원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상승장에서 신용이 늘면 탄력이 커질 수 있지만, 변동성 확대 시 반대매매가 겹치며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단기간 급증한 신용은 작은 조정에도 매도 압력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가는 거래·자금 지표가 과열 신호를 내더라도 이익 모멘텀이 꺾이지 않는 한 추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봤다. 양일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가격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이 확장되면서 한국 증시 이익 모멘텀도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급등장 특성상 조정이 앞당겨질 수 있는 만큼 배당 등 현금흐름이 받쳐주는 종목으로 방어적 순환매를 병행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배당기준일이 2월 말과 3월 말에 가장 많이 몰려 있다”며 “2월 말 기준일 종목에서 3월 말 기준일 종목으로 갈아타는 ‘배당주 내 순환매’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