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2배' 상품허용에, "삼성·SK하닉만? 아니면 더?" 운용사 촉각

주식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후 07:15

[이데일리 김윤정 이혜라 기자]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우량주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시장에 상장된다. 금융 당국이 국내·해외 ETF 간 규제 비대칭 해소를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는 제도 개선에 나서면서다.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는 환영하면서도 ‘우량주’의 범위와 허용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만큼 섣불리 움직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완화될 규제의 구체적인 범위를 가늠하기 위해 금융당국의 세부 가이드라인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국내 우량주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국내 상장 허용을 핵심으로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의 입법·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종전까지는 분산투자 요건에 따라 단일종목 ETF와 ETN(상장지수증권) 출시가 제한돼 왔다. 현행 규정상 ETF는 10개 종목 이상, ETN은 5개 종목 이상에 투자해야 하고, 종목당 투자 한도도 30%로 묶여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국내 우량주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이 가능해진다. 레버리지 배율은 ±2배까지 허용돼 개별 종목의 일일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2분기 중 시행령과 규정 개정을 마무리하고, 시스템 개발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TF 상품을 만드는 운용업계에서는 국내 단일종목 ETF가 세금 등 측면에서 해외상품보다 유리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운용사에서는 제도 정비에 맞춰 상품 출시를 검토하는 분위기다. 운용업계에서는 향후 구체화할 가이드라인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중 시행령·규정 정비가 이뤄지면 실무적으로 펀드 등록과 상장 절차 등 2~3개월 준비를 거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현장 일각에서는 상품이 지닌 높은 변동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분산투자가 가능한 일반적인 ETF와 달리 단일 종목으로만 구성되는 상품 구조적인 특성상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선호도가 이미 해외 ETF 투자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상장 상품은 해외직접투자수요 일부를 흡수하는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단일종목 ETF 자체가 기초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과 낮은 유동성을 보이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도입은 결과적으로 주도주 중심의 단기 변동성 확대와 거래패턴 변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기초자산으로 삼을 ‘우량주’의 범위가 어디까지 허용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초상위권 종목만 허용할지, 일정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다 폭넓게 열어줄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품 수요가 높은 일부 종목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차별성 없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와 운용사 모두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유사한 상품이 겹쳐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별성 없는 상품이 우후죽순 등장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해서 운용사별로 종목 배분에 제한을 둘 경우 또 다른 불공정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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