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상품 사전교육 의무화했지만…영상 30분 틀어두기만하면 끝[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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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20일, 오전 11:13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레버리지 투자 열풍이 특정 세대를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상품에 대한 새내기 투자자들이 급증하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로 30분짜리 영상 교육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19일 이데일리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확보한 ‘국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 Guide’ 수료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수료자 16만7281명 가운데 30대가 4만5000명(26.9%), 40대가 4만2967명(25.7%)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040세대가 레버리지 투자의 핵심 수요층임은 연간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30대 수료자는 5만4951명, 40대는 5만5184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웃돌았다.

올해 1월 수료자 16만7281명 중 30대가 4만5000명(26.9%), 40대 4만2967명(25.7%)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50대도 3만5965명(21.5%)에 달했다.

눈길을 끄는 건 ‘극단 연령대’의 확산 속도다. 미성년자 수료자는 2023년 639명에서 2024년 1213명, 2025년 2532명으로 꾸준히 늘어온 데 이어, 올해 1월 한 달에만 2573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지난해 연간 수치를 단 한 달 만에 넘어선 것이다. 법정대리인 동의가 있으면 미성년자도 본인 명의 계좌로 직접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위험 상품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령층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70대 이상 수료자는 2023년 2547명에서 2024년 2585명, 2025년 3696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만 2592명을 기록했다. 절대 규모는 3040에 비해 작지만, 레버리지 투자가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고 저변을 넓히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처럼 다양한 연령대가 쏟아져 들어오는 속도를 현행 교육 체계가 제대로 감당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ETP 상품을 매수하려면 금융투자교육원 온라인 교육을 반드시 사전 이수해야 한다. 지난달 26일은 교육 신청·수강이 폭주해 금투협 온라인 교육 사이트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다.

이데일리가 직접 수강해보니 수료증에는 ‘1시간 이수’로 표기되지만 실제 강의 분량은 약 35분 수준이었다. 영상은 1.25배속 재생이 가능했고, 5개 차시로 구성된 전 과정을 시청하면 별도의 시험이나 퀴즈 없이 곧바로 ‘이수 완료’ 화면이 떴다. 강의에서는 레버리지 구조, 복리효과, 변동성 확대 시 손실 확대 가능성 등을 안내했지만, 투자자가 내용을 실제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 연령이나 투자 경험에 따른 난이도 구분도 없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영상을 틀어두기만 하면 수료가 가능한 구조”라며 “고위험 상품의 리스크 교육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가 위험 상품의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더 강한 고위험 상품을 향해 빠르게 열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2분기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국내 우량주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허용할 방침이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배수로 증폭되는 구조인 만큼, 하락장에서의 손실 충격은 기존 지수형 레버리지보다 한층 클 수 있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맞춰 기존 1시간 사전교육에 심화 교육 1시간을 추가하기로 했다. 미국·홍콩·일본·유럽 등 주요국이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별도의 의무교육 제도를 두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제도가 상대적으로 엄격한 편이지만, 정작 교육의 내실은 채워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개별종목 ETF 출시에 대한 투자자 보호방안과 관련해 “플러스·마이너스 2배 정도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허용하되,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해 균형 있게 가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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