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악몽 끊는다…대신증권, 성과보상에 ‘독한 칼질’[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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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20일, 오후 04:25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허지은 기자]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홍역을 치른 대신증권(003540)이 성과보상 체계를 두고 대대적인 손질에 나섰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내부 지침을 마련하는 선에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반면 대신증권은 과거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영업의 심장부인 인센티브 구조에 직접 칼을 댔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상품을 많이 파는 것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팔았느냐’가 직원들의 주머니 사정을 결정짓는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



◇“수익률보다 준법”…인센티브 공식 바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고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기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성과보상체계를 설계하거나 변경할 때, 금융소비자보호 총괄기관의 사전합의를 의무화한 점이다.

기존에는 영업 부서가 수익성 위주의 핵심성과지표(KPI)를 설정하면 사후적으로 검토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앞으로는 설계 단계부터 소비자보호 부서가 개입한다. 만약 특정 고위험 상품에 쏠림 현상이 있거나 불완전판매 유인이 있다고 판단되면, 소비자보호 부서의 동의 없이는 인센티브 체계 자체가 확정될 수 없다. 사실상 영업 부서에 대한 ‘비토(Veto)권’을 부여한 셈이다.

(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의 이같은 행보는 과거 라임·옵티머스 사태 당시 고수익 중심의 영업 문화가 공격적 판매로 이어졌다는 통렬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1조6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낳은 라임 사태의 핵심 판매처로 지목되며 현재는 폐쇄됐다. 또 대신증권은 증권사 중 처음으로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하며 최근 10년 내 최악의 펀드 사태로 꼽히는 두 사건에 모두 연루된 증권사라는 오명을 안기도 했다.



◇금감원 ‘미흡’ 성적표에 정면승부

특히 이번 조치는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18일 ‘25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를 발표한 결과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 등 4개사에 ‘미흡’ 판정을 내렸다. 대신증권은 이보다 열흘 앞선 8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실태평가 결과를 수용하는 동시에, 미흡 사유에 선제적으로 대처한 셈이다.

반면 타 증권사들은 개정안 마련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실태평가에서 같은 ‘미흡’ 판정을 받은 증권사들은 물론 타 증권사들도 금투협 가이드라인에 맞춰 규정을 개정하는 수준에 그친다. 반면 대신증권은 단순 규정 반영을 넘어 이사회가 직접 나서 사전합의 의무화를 의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대신증권이 라임·옵티머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기조에 맞추면서도, 기업 문화 자체를 고객 중심으로 체질 개선하겠다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후 징계보다 무서운 것이 사전 보상 설계의 통제”라며 “대신증권이 단기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브랜드 신뢰를 택하겠다는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다른 증권사들의 KPI 설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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