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분쟁, 단순 지분 싸움 아냐…사업 연속성 고려해야”[마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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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27일, 오전 09:52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연구소장(왼쪽에서 세번째),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왼쪽에서 네번째) [사진=한국의결권자문]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를 단순한 지분 확보 경쟁이 아닌 기업의 기술력과 무형자산을 수호할 ‘적격 경영 주체’를 가리는 과정으로 정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가 기간산업의 경우 단기 수익성 논리보다는 산업 경쟁력과 사업 연속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의결권자문(KORPA)과 경희대학교 법학연구소는 ‘주주행동주의 시대, 이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상법 개정과 경영권 분쟁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이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주주행동주의가 일상화된 자본시장 환경에서 이사회가 단순히 대주주의 지배권을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 고유의 무형자산과 미래 가치를 수호하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사회가 견지해야 할 적격 경영 주체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기업이 장기간 축적한 기업문화와 기술 역량, 글로벌 파트너십 등은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핵심 자산”이라며 “대규모 투자나 글로벌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기업에서 경영권의 급격한 변동은 사업 연속성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려아연 같이 국가 기간산업의 경우 단기 수익성 논리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장기적 연속성을 고려한 신중한 가치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권의 이전이 단순한 소유 구조 변화를 넘어 기업의 조직적·관계적 자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건이라는 취지다.

이어진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와 경영 안정성 사이의 조화를 당부했다. 김병연 한국증권법학회장은 “법률의 과도한 개입이 오히려 경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입법 과정에서의 충분한 논의를 강조했다.

법률적 대응과 관련해 한태영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주주행동주의 시대에 이사는 특정 대주주가 아닌 전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독립적인 특별위원회 설치 등 미국 회사법상의 완전한 공정성 기준에 준하는 절차적 공정성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석호 한국의결권자문 대표는 “이사회는 이제 경영 의사결정의 정당성을 주주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시대”라며 “이사는 단기적 주당 수익보다는 가상의 영구주주 관점에서 장기적 기업가치 극대화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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