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82% 잭팟"…국민연금 고갈 2090년까지 늦춘다[마켓인]

주식

이데일리,

2026년 2월 27일, 오후 06:24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민연금이 작년 한 해에만 23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면서 기금 소진 시점도 큰 폭의 후퇴가 기대된다. 단순히 한 해 장사를 잘한 것을 넘어, 장기적인 투자 성과가 이어진다면 기금 고갈 시점을 오는 2090년까지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2025년 국민연금 수익률은 18.82%(잠정)로 1988년 기금 설치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해동안 벌어들인 운용 수익금은 231조6000억원으로, 이는 연간 연금 지급액인 49조7000억원의 약 4.7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금 적립금 역시 1458조원으로 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보였다.

자산군별로 보면 국내 주식이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중심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82.44%라는 역대급 수익률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그밖에 △해외주식(19.7%) △대체투자(8.0%) △채권(0.8~3.8%) 등 모든 자산군에서 수익을 시현했다. 작년 성과에 힘입어 국민연금의 장기 누적 수익률은 8.04%를 돌파했다.



◇수익률 1%p의 위력…고갈 시점 대폭 후퇴



이번 역대급 성과는 국민연금의 재정 시계를 재설정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복지부가 2023년 발표한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1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2055년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의 기준 수익률은 4.5%로, 정부는 장기수익률이 1%포인트 오른 5.5%가 되면 연금 고갈 시점은 2062년으로 7년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난해 정부 기준치를 훌쩍 넘는 18.8%의 수익률을 냈다. 작년 한해에만 기금이 약 232조원 늘어났는데, 단 1년만에 향후 5년치에 가까운 연금 재원을 추가 확보한 셈이다. 특히 연금 수익률 1%포인트 제고는 보험료율을 약 2%포인트 높이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지녀, 가입자 부담 없이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정공법으로도 꼽힌다.

만약 현재의 높은 수익성이 관리 체계 개선과 자산 배분 다변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시나리오는 더욱 낙관적으로 변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연평균 수익률을 6.5%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기금 소진 시점은 2090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 이는 예산정책처의 기본 전망치(2057년 소진)보다 기금 수명을 33년이나 늘리는 결과다. 기금이 적자로 돌아서는 시점 또한 기존 2041년에서 2070년으로 약 29년 연장된다.



◇높은 주식 비중 ‘양날의 검’…지속 가능해야



물론 지난해 18.8%의 수익률은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이례적인 증시 호황 덕분이라는 신중론도 맞선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전년 대비 75.63% 상승했으며, 글로벌 주식시장 역시 22.00% 상승하며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주식 비중이 높은 만큼 시장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1988년 설치 이후 37년간 연평균 수익률 8.04%를 기록하며 이미 장기 6.5% 달성 가능성을 숫자로 입증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른 탄력적인 운용도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달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목표한 해외주식 비중 확대 계획을 철회하고 국내주식 비중 상향을 결정했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넘어 6300까지 오른 만큼 추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를 장기화하려면 수익률 중심의 기금 운용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해외 주식 비중을 더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10년간 평균 수익률 11.5%를 기록한 캐나다 연금의 경우 전체 연금의 85%를 미국과 해외에 투자하고 캐나다 국내에 투자하는 비중은 15%”라며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을 보면 미국은 60%, 한국은 3% 수준이기에 국민연금도 해외 비중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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