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흔드는 건 전쟁, 이끄는 건 AI…“조정은 매수 기회”

주식

이데일리,

2026년 3월 23일, 오전 07:5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동 전쟁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증시의 핵심 축은 결국 다시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시장 조정의 본질은 AI 투자 둔화가 아니라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금리 인하 지연 우려에 따른 일시적 충격이며, 협상 국면이 본격화하면 유가 안정과 함께 성장주 중심의 투자 심리도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현재 증시를 압박하는 본질적 힘은 고유가에서 고금리로 이어지는 경로의 일시적 장애물”이라며 “그 장애물은 점진적으로 해소 국면에 도달하고 있고, 협상 이후 증시는 AI 사이클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도 AI 투자는 단 한 건도 취소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표=DS투자증권)
보고서는 현재 시장을 누르는 인과관계를 이란 전쟁, 유가 급등, 구조적 물가 레벨 상승,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하 지연, 성장주 할인율 유지, AI 메가캡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으로 정리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는 외부 변수일 뿐, AI 투자 자체가 꺾였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양 연구원의 판단이다.

양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 빅테크 간 인프라 선점 경쟁이 맞물리면서 AI 투자가 구조적으로 멈출 수 없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상대가 먼저 AI 인프라를 구축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공포가 경기 사이클보다 더 강한 투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남은 핵심 변수는 전쟁 종료 여부와 함께 단기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대에 안착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짚었다.

양 연구원은 최근 전쟁 국면 속에서도 주요 AI 투자 계획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아마존은 2026~2027년에 걸쳐 엔비디아로부터 GPU 100만개를 포함한 풀스택 칩 공급 계약을 공식 확인했고, 소프트뱅크는 미국 오하이오에서 5000억달러 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올해 말까지 인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양 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유가 충격으로 AI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지만, AI 투자 자체는 전혀 멈추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가속 중”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AI 약진도 AI 투자 지속 논리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OpenRouter 데이터 기준 중국계 거대언어모델(LLM)이 사용량 상위권을 휩쓸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개발자들이 비용 효율성을 앞세운 중국 모델을 적극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 연구원은 미국이 멈추면 중국에 패권을 넘기고, 빅테크가 멈추면 경쟁사에 시장을 내주는 구조인 만큼 AI 투자는 사실상 ‘죄수의 딜레마’ 위에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의 우려보다 출구 전략이 더 빨리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단순한 확전 의지라기보다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최대 압박 카드에 가깝고, 향후 2~3주 동안 추가 타격이 이어지더라도 이는 본격 확전보다는 외교적 기반 마련의 시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협상이 진전되면 국제유가가 WTI 기준 배럴당 75~85달러 수준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선 같은 충격 속에서도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3월 초부터 22일까지 S&P500이 5% 넘게 하락하는 동안 코스피와 한국 주식 벤치마크는 거의 보합권에 머물렀고, 반도체와 원자력, 방산, 산업재 중심의 섹터 포지셔닝이 구조적 우위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 반도체는 이익 추정치 상향과 함께 밸류에이션 부담까지 낮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우리는 이미 3월 최대 공포를 경험했다”며 “본질은 AI가 혁명이고 투자는 지속되는 가운데 전쟁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증시는 글로벌 비교에서 유리한 섹터 구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하락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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