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기료 동결…중동사태에 하반기 오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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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3월 23일, 오후 09:39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해 2분기(4~6월) 전기요금이 동결되며 가정용은 12분기 연속, 산업용은 6분기 연속 동결을 이어갔지만,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며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는 23일 올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최근 3개월간의 연료비 가격 동향을 반영해 2분기에 필요한 연료비 조정단가가 ㎾h당 -11.2원이라고 산정, -5원의 조정단가를 적용해야 하지만 정부는 한전의 재무부담과 국제유가 상승에도 전기료를 그만큼 올리지 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던 2022년 3분기부터 현재까지 줄곧 +5원을 연료비 조정단가에 반영해 왔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중동 전쟁 이후인 지난 2월 말부터 국제유가와 LNG 가격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기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통상 LNG 가격은 약 2개월, 국제유가는 약 4~5개월의 시차를 두고 전력도매가격(SMP)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전기요금 상승 압박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오는 6월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나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 유가와 LNG 가격 상승 부담을 한전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전의 재무 부담이 누적되고 재무상황이 악화하면, 향후 전기요금이 한꺼번에 크게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이 5원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당장의 부담은 소비자가 아니라 한전과 민간 발전사에 집중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한전은 에너지를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구조가 심해지고, 민간 LNG 발전사는 연료비 대비 정산 단가가 떨어져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전은 지난해 결산 기준 매출 97조 4000억원, 영업이익 13조 500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부채 규모는 여전히 205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유 교수는 “당장 소비자 요금은 안 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전 지분의 49%가 민간 주주라서 국민이 주주로서 손실을 떠안는 구조”라며 “한전의 적자가 커질수록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요금제 개편을 실질적으로 반영하기가 어려워지고, 제도 도입 자체도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고지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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