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제한' 국회 논의 본격화…상반기 내 가이드라인 마련

주식

이데일리,

2026년 3월 25일, 오후 05:53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모회사의 기업가치는 낮추고 기존 주주들의 권익은 희석시키는 ‘중복 상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25일 국회에 모여 논의를 시작했다. 정치권과 당국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원칙적으로 제한·예외적으로 허용’을 골자로 한 중복 상장 규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린 중복상장 쟁점과 개선방향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중복상장 쟁점과 개선방향 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

중복 상장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증시에 올라 있는 구조로, 이익은 분산되는 반면 피해는 모회사 주주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왔다. 과거 LG화학(051910)이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별도 상장한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 대표적 사례다. 이에 당국은 일반 주주들의 권익 훼손을 막기 위해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방침을 최근 발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임흥택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보는 “(가이드라인을) 6월 이전까지 준비할 예정”이라며 “주주 보호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가치가 훼손되는 부분들을 정확하게 반영해서 보전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 반영돼야 지극히 예외적으로 허용될 것이다. 이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여러 가지의 소송 제도가 있고 제도 자체에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에 중복 상장이 있더라도 주주의 이익이 훼손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모든 기업의 자회사 중복상장을 무조건적으로 금지하는 것보다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중복상장 추진 과정에서 이사들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하에 일반 주주들에게 그 필요성 및 전체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이유를 충실히 설명하고 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의 다수결 제도(Majority of Minority)를 통해 승인을 받는다면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는 자회사 주식 전부를 모회사 주주들에게 나눠주면 별도의 공정성 확보 절차 없이도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 배당소득세 면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상장사 업계를 대변해 나온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기본적으로 분할할 때도 문제고, 상장할 때도 문제고, 상장 이후에도 문제가 되는 사항이라는 점에서 다방면으로 해결 방안들이 제시돼야 한다”며 “산업 발전과 기업의 자금 조달 측면을 고려해 균형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상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은 “코스닥 기업들, 기술 벤처 기업들은 자본력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외부 투자자들을 통해서 공동 인수를 하거나 인수 후에 후속 투자 유치를 받는다”며 “은행 대출을 받으면 상환을 해야 하지만 투자자의 투자를 받으면 IPO(기업공개)시 자금 상환 부담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상장은 굉장히 필요한 부분”이라며 “벤처 기업들의 자회사 상장은 예외로 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안 부회장은 “M&A 이후 IPO까지 막으면 가뜩이나 위축된 국내 M&A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국은 △상장 필요성 △주주와의 소통 △일반주주보호 △영업의 독립성 △경영의 독립성 등을 심사 기준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중복 상장은 모두 잘못됐다’는 건 아닐 수 있다. 개별적으로 판단할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고려할 수 있는 요인들은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중복 상장 자회사(모회사 지분이 50% 이상)는 239개로 전체 상장사(2539개)의 9.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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