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발행으로 삼전과 동반 주가 상승 기대

주식

이데일리,

2026년 3월 26일, 오후 06:5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연내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한 가운데, 지분희석 우려보다 주주환원 기대감이 더 크다는 증권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지분율 방어를 위해서라도 배당·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환원책이 병행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 간 밸류에이션 평가가 가시화되면 SK하이닉스와 함께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 전반에 가해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인한 주가 리레이팅(재평가) 기대도 높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신주 발행 방식의 ADR 상장을 연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모 등록 신청서를 비공개 제출했다.

시장에서 관건으로 떠오른 것은 발행 방식이다. 대만의 TSMC 등은 ADR 상장시 자사주를 활용했지만, 개정 상법의 취지상 SK하이닉스는 신주 발행이 유력시된다.

ADR 발행 구조상 예탁기관이 국내 주식을 예탁하고 이를 기초로 미국에서 예탁증서를 발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회사가 자사주를 원주로 활용할 경우 자사주를 제3자인 예탁기관에 이전·처분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시행된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의 제3자 처분 예외를 △균등 조건의 주주 처분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 △포괄적 교환·합병 △정관이 정한 특정 경영상 목적으로 엄격히 한정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자사주 활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자사주 기반 ADR 구조는 ‘원칙적으로 하지 않는 방향’이 전제가 됐다”며 “ADR 발행 목적의 자사주 활용은 규제·소송 리스크가 상당한 특수 예외 상황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주 발행은 이론적으로 주당 가치를 희석시킨다. 시장이 우려하는 지점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딛기 위해 ADR 발행 이전에 주주환원 계획이 병행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 전일 주주총회에서 SK하이닉스는 5조9000억원 규모의 자본준비금 전입을 통해 재원도 확보해둔 상황이다. 이는 향후 대규모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ADR 발행 발표 전 선제적 주주환원 플랜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SK스퀘어의 지분율 관리 문제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SK스퀘어(402340)는 현재 SK하이닉스 지분 20.5%를 보유 중으로, 지주회사법상 20% 이상 유지 의무를 겨우 충족하는 수준이다. 신주 발행시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로부터 대규모 배당을 받아 지분을 추가 매입하거나 △SK하이닉스의 선제적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방향을 선택하리란 예상이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 방안 모두 SK하이닉스 일반 주주에게 긍정적인 시나리오”라며 “ADR 발행 전 다양한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또는 대규모 배당 계획이 먼저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완벽한 피어(동종 그룹)’로 평가받는 마이크론과 비교해 압도적 영업성과를 내고 있는 SK하이닉스와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한국시장의 구조적 수급여건이 꼽힌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마이크론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등 글로벌 대표 지수의 핵심 편입 종목으로, 자연스럽게 상장지수펀드(ETF)나 연기금의 패시브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2026년 예상치를 보면 SK하이닉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1.0%로 마이크론(65.1%)을 웃도는데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9배로 마이크론(3.9배)보다 낮다. ADR 상장이 이 장벽을 허문다면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주 전반에 대한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동조화 흐름은 과거부터 이어져온 만큼 SK하이닉스의 ADR 발행에 따른 국내 반도체주 전반의 재평가 기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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