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한화솔루션 유증, 주주 충실의무 위반 우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3월 30일, 오후 02:5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두고 절차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사회가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과정에서 주주 충실의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30일 논평을 내고 “한화솔루션 이사회의 절차적 공정성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제 주주 관점에서 영향력 분석했나 의문”

한화솔루션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중 1조4899억원을 단기 차입금 및 회사채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쓰겠다는 게 골자다. 나머지 9077억원은 향후 3년간 미래 성장 투자 재원으로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포럼은 이에 대해 “이사회가 유상증자를 결의하기 2일 전인 지난 24일 한화솔루션은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가 필요한 ‘발행예정주식 총수 변경’ 안건을 찬성률 99%로 통과시켰다”며 “기존 독립이사인 장재수 신임 이사회 의장과 이아영 교수가 선관주의를 충실히 따랐으면 그 전 이사회에서 발행예정주식 총수 관련 정관 변경을 심의했을 때 대규모 증자 가능성을 인지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된 독립이사 송광호 교수와 배성호 교수에 대해서는 “이틀 후 예정된 유상증자 관련 이사회 안건을 사전 인지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도 “이틀 전 주총에서 선임돼 개정 상법의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개정 상법에 따르면 이사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단순히 회사의 자금조달 필요성 같은 회사의 이익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전체 주주들의 관점에서 그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포럼은 “한화솔루션은 시설자금 9077억원 중 4003억을 동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한화큐셀아메리카홀딩스와 해외 종속법인인 한화큐셀USA의 미국 조지아주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구축 및 가동 목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라며 “신임 독립이사 2명을 포함한 4명의 독립이사들이 미국법인의 현금흐름 분석과 중장기 예측치를 토대로 제대로 심의 후 의결했는지 궁금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채무 변제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 유상증자여야 하는지, 이렇게 대규모로 해야 하는지, 그 시기가 지금이어야 하는지, 실권 주식을 다시 일반공모할 것인지 등 각 판단의 지점마다 충분한 조사와 분석, 토론을 통해 의사를 정해야 한다”며 “이번 주총에서 이사라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은지 불과 이틀이 지난 신임 이사들이 상당수인 점을 고려하면 한화솔루션 독립이사들이 유상증자 결정을 하면서 과연 개정 상법의 취지에 맞게 그 임무를 수행한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적자에도 과잉 투자…이사회가 제지했어야”

독립이사들이 그동안 회사의 과잉 투자를 제지하지 못한 점도 지적했다. 한화솔루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26년 이내 만기가 도래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자 포함)은 7조8518억원이다.

포럼은 “한화솔루션은 수년간 적자가 지속됐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면서 순차입금이 2022년 말 5조원에서 2025년 말 13조원으로 급증했다”며 “주력사업인 태양광·석유화학 모두 불황이라 하지만 무모한 투자의 연속이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동관 부회장의 숙원사업인 미국 태양광 수직계열화 설비 투자 등 대규모 투자 탓이 컸다”며 “잉여현금흐름(FCF)이 2022년 8263억원 적자에서 2025년 2조6725억원 적자로 악화됐지만 지난 3년간 총 7조8476억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했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그동안 독립이사들은 김 부회장이 주도한 과잉 투자를 제지하지 않고 무엇을 했는가”라며 “이사회는 당연히 최소한의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해 투자 집행을 미루거나 승인 거부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증자는 기존 발행주식총수의 42%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의 유상증자이고, 실권 후 일반공모를 예정하고 있으므로 회사 자본 구조와 주주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명백하다”며 “한화솔루션은 개정 상법대로 이사들이 총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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