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이 무려 40%?…로봇이 사람보다 2배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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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3월 31일, 오전 07:3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가 원리금 보장형에 매몰된 퇴직연금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끌어올릴 발판이 될지 관심이다. 각기 다른 투자 성향과 변동성 선호도에 맞춰 어떤 알고리즘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높게는 평균 대비 두 배의 수익률까지 바라볼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이미지(출처=챗GPT)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자산관리 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AI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투자 자문을 하거나 자산 운용을 해주는 금융 서비스다. 스스로 종목과 비중을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자동배분형이자, 시장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 관리의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수익률 상위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적극투자형) 목록. (그래픽=이미나 기자)
◇알고리즘 1위, 연환산 수익률 40% 육박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따르면 상용서비스가 가능한 알고리즘은 30일 기준 136개(적극투자형 기준)로 집계됐다.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은 위험자산 편입 비율 등에 따라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으로 나뉜다. 원리금 보장이 떨어지는 적극투자형으로 갈수록 리스크와 수익률은 정비례한다.

상용 서비스가 가능한 알고리즘의 연환산 수익률은 최고 40%에 육박한다. 적극투자형 알고리즘에서 엠엘투자자문의 ‘엠엘투자자문 Otium Growth_P’의 퇴직연금 알고리즘은 연환산 수익률 37.09%로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삼성증권의 ‘삼성 퇴직Robo ETF형_P’(33.95%), NH투자증권의 ‘NH_DNA 퇴직연금_Econex_P’(31.97%), 미래에셋자산운용의 ‘M-ROBO마이골드자원배분_ETF_P’(31.35%) 등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이같은 수익률 상위권 알고리즘들은 전체 IRP 평균 수익률의 거의 두 배 규모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공시를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40개 퇴직연금 사업자(증권·보험·은행)들의 IRP(원리금 비보장형) 1년 수익률은 대부분 20% 내외에 머물고 있으며 평균 19.68%였다. IRP 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DB손해보험(27.85%)보다도 상위권 알고리즘들의 수익률이 높다.

◇다양한 활용법…자산 관리 지원에 주안점

로보어드바이저의 활용법은 각 사업자별로 다양하지만, 모두 금융투자 전략이 부족한 이들의 자산 관리를 돕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고객에게 운용 자유도를 열어주고 있다. 전체 금액을 로보어드바이저만 사용할 수 있게 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만큼의 규모만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하되 나머지는 직접 운용을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KB증권의 경우 약 9년 이상 축적된 AI 자산배분 기술과 운용 노하우를 기반으로 시장 상황에 맞춘 자동 리밸런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장기 투자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성향과 목표에 맞춰 운용 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도 가능하다.

총 32개 퇴직연금 알고리즘을 보유 중인 NH투자증권은 전략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위한 ‘AI 알고리즘 추천서비스’도 상반기 중에 출시한다. 향후 3개월 수익률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을 AI 알고리즘을 산출해 MTS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규제 샌드박스 시행 중…성과 평가 후 제도화 검토

금융당국과 고용노동부가 2024년 말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형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된 회사들이 알고리즘을 시범 운영하는 상황이다.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코스콤 테스트베드와 함께 혁신금융서비스를 통과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은 물가상승률 수준의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에서 나왔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501조 4000억원(잠정)으로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2024년 말(431조 7000억원) 대비로는 약 70조원 늘었다.

다만 적립금 중의 대부분인 75% 정도가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에 치중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연간 수익률은 6.47%(잠정)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5년 및 10년간 연 환산 수익률로 넓히면 각각 2.86%, 2.31%에 불과한 실정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라는 제도의 취지에 맞게 (로보어드바이저의 시범 도입을) 시행해 본 뒤 성과를 평가해 제도화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더해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더 높이기 위해선 IRP 계좌당 연간 900만원까지 설정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 한도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까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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