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최저 보수’ 경쟁 막는다”…당국, 보수인하 ‘제동’[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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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4월 02일, 오후 07:2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금융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 보수 인하 경쟁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특정 상품의 보수 인하 시 기존 업계 최저 보수 수준 아래로 내릴 수 없도록 심사 절차를 강화하고 나섰다. 자산운용사 간 ‘치킨게임’으로 치달았던 최저 보수 경쟁이 한풀 꺾일지 주목된다.

(사진=금융감독원)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KB자산운용의 국내 지수형·레버리지·인버스 ETF 7종 보수 인하 심사 과정에서 보수 수준을 제한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사에서 운용하는 유사 상품의 최저 보수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25일부터 RISE 코스피·코스닥150 등 국내 지수형 2종과 200선물 레버리지·인버스 등 파생형 5종의 총보수를 인하했다. 인하 폭이 가장 큰 상품은 코스피200선물 레버리지·인버스 3종으로 총보수가 기존 연 0.6%에서 0.022%로 96% 넘게 줄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기존 상품 중 보수가 가장 낮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피200선물레버리지와 동일한 수준이다.

RISE 코스피는 총보수가 0.14%에서 0.02%로, RISE 코스닥150은 0.18%에서 0.02%로 각각 인하됐다. 이는 기존 업계 최저 보수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코스피, ACE 코스닥150과 동일한 수준이다. 경쟁사보다 더 낮은 수준의 인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당국의 기조에 따라 이 같은 인하 폭을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최저 보수 제한 관련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자산운용사가 보수를 인하하려면 금감원에 집합투자규약 변경 등록을 신청해 심사받는 등 사실상 인가 체계를 거치는 만큼 이번 제동에 따른 자정 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일부 자산운용사는 올 초 국내 지수형 ETF 보수 인하를 검토했으나 이를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하나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1Q 200 액티브 보수를 기존 0.18%에서 0.01%로 내리면서 업계가 잇따라 보수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렸으나 당국의 제동에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과도한 보수 인하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내왔다. 국내 ETF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최저 보수를 내건 출혈 경쟁이 심화돼서다. 이는 업계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상품 간 차별성이 떨어져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보수 등 상품 가격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는다”면서도 “시장 건전성 저해 등을 고려해 (보수 인하 수준이) 과도할 경우에는 심사 단계에서 코멘트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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