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영업익 25% 늘었지만…반도체 쏠림 더 심해져[2025 결산실적]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02일, 오후 06:56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만 반도체 업종이 전체 이익 성장을 사실상 견인하면서 쏠림 구조가 한층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실적

2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5사업연도 결산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상장기업 626사(금융업 등 75사 제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4조7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82조7609억원으로 전년 대비 6.08% 늘었고, 순이익은 189조3910억원으로 33.57% 증가했다.

코스피 실적 개선의 핵심은 전기·전자 업종이다. 전기·전자 영업이익은 98조690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59% 증가했다. 증가 규모만 34조8503억원으로 업종 가운데 가장 컸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업황 회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1.2% 증가했다. D램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삼성전자 역시 연간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으로 사상 네 번째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올해 실적이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203조1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이 167조9661억원으로 추산됐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메모리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급격히 확대되며 가격 상승이 이익 증가로 직결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전·SK하닉 빼면 뒷걸음질…의존도 더 커져

다만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두 기업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153조9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증가율(25.39%)과 비교하면 개선 폭이 크게 둔화된다.

개별 기준으로 보면 감소세가 더 뚜렷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매출액은 1286조7892억원으로 전년 대비 0.46% 줄었고, 영업이익도 69조4367억원으로 3.69% 감소했다. 순이익 증가율도 1.91%에 불과했다.

사실상 코스피 전체 실적 개선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한 셈이다. 나머지 기업들의 체력은 오히려 약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올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및 관련 장비 기업 비중은 32.6%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만 32.3%에 달한다.

2026년에는 반도체 및 관련 장비 비중이 58.2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산 비중도 57.9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이익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구조로 재편되는 셈이다. 이는 과거 10년 평균(20~3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사이클 회복이 맞물리며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이 단기 사이클을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전체 이익의 약 60%를 반도체가 차지하는 구조”라며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로 반도체 이익 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일부 업종 부진에도 전체 이익은 일정 수준 방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최근 3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6년에도 최소 30%에서 최대 두 배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빅테크 4사(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76% 증가한 약 10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량과 사용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기존 전망 대비 약 25%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고성능컴퓨팅(HPC) 수요 호조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산업 전반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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