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 밸류업 공시 부실…거버넌스 결합돼야”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03일, 오후 04:2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3일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생명(032830)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대해 “F학점”이라고 질타했다.

포럼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아무리 약식 공시라고 하지만 삼성전자의 세계적 위상과 지난 2년간 밸류업 계획 발표를 기다린 주주들의 염원에 비하면 너무 부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럼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지난 19일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며 “삼성전자 밸류업은 약 20줄, 삼성생명은 10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공시에 삼성전자가 연 100조원에 육박하는 잉여현금흐름(FCF) 사용 계획 및 자본배치 대원칙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올해 110조원 이상의 시설 및 연구개발(R&D) 집행 계획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었다는 점도 꼬집었다.

포럼은 “밸류업의 핵심은 이사회가 주도하고 자본비용과 자본효율성을 인식하며 자본배치를 총주주이익 관점에서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하는 것”이라며 “상장기업 이사들이 경영진과 함께 충실하게 밸류업 계획 세우고 경영진이 제대로 실천하는지 감독과 격려를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짧은 밸류업 계획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다”며 “장기 성장성과 좋은 거버넌스가 결합돼야 존경받고 시장에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약식 공시를 허용한 점이 이런 사태를 촉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며 과세 특례 대상 기업에 밸류업 공시 요건을 넣었으나 첫해인 올해는 핵심 지표만 기재하는 약식 공시를 허용해서다.

포럼은 “거래소와 금융당국이 배당소득 과세특례 시행 첫해 대상 기업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일시적으로 약식 공시를 허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거버넌스 개혁이 후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삼성전자 주총에서 이사회가 9명에서 8명으로 축소된 데 대해서는 “전체 주주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하는 이사의 충실의무 취지에 맞춰 자본비용을 인식하고 자본배치를 논의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포럼은 “자본집약적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부침이 심하다”며 “삼성전자가 이번 기회에 진정성을 바탕으로 주주들의 신뢰를 받는 회사로 거듭나지 못하면 다음 메모리 경기 하락 사이클에서 다시 주가가 PBR 1배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