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에 쏠린 눈…채권혼합 ETF도 판 커진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07일, 오후 06:3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자산운용사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중동 긴장 속에서도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데다 퇴직연금 계좌에 100%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수요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상장(예정) 반도체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 (그래픽=김일환 기자)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를 신규 상장했다. 해당 ETF는 자산의 절반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최대 25%씩 투자한다. 나머지 50%는 국고채와 같은 국내 우량 채권으로 채웠다.

이는 앞서 KB자산운용이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와 동일한 구조다.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의 순자산은 국내 채권혼합형 ETF 중 최단기간인 14영업일 만에 5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 7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른 운용사에서도 유사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전날 한국거래소로부터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 상장을 위한 코드를 부여받았다. 하나자산운용 역시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운용업계가 반도체 ‘투톱’ 채권혼합형 ETF에 군침을 흘리는 건 해당 상품 구조가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수요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 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 장세를 맞이한 점이 호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36조8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이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이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46조6252억원, 영업이익 31조5627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324%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장이 반도체주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기존 대비 12.5% 상향 조정했다. 올해 D램과 낸드가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250%, 187% 상승할 것으로 보고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327조원으로 기존 대비 49% 올려잡으면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채권혼합형 ETF는 두 종목의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챙기면서도 하락장에서 채권을 통해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퇴직연금 계좌로 100% 투자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퇴직연금 규정상 주식 비중이 높은 위험자산은 계좌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는 반면 해당 ETF는 안전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채권혼합형으로 분류돼서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는 연금 투자에 적합한 구조와 낮은 보수를 바탕으로 개인과 연금 자금을 동시에 흡수하고 있다”며 “개인순매수 규모가 8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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