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잔액 상위 50개 종목 합계는 1153억 4465만달러(약 170조원)로 집계됐다. 한 달여 전인 지난 3월 2일 1227억 2299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한 달 만에 73억 7835만달러 줄어든 수준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대표 선호주인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비중 축소도 뚜렷했다. 현재 보관잔액은 테슬라가 223억 6935만달러, 엔비디아가 161억 2360만달러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30억 9047만달러, 엔비디아는 6억 3249만달러 줄었다. 두 종목 합산 보관잔액은 384억 9296만달러로, 상위 50개 내 비중도 34.4%에서 33.4%로 낮아졌다.
실제 자금 유입 흐름은 ETF 중심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 상위 종목은 SOXL(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TQQQ(나스닥100 3배 레버리지 ETF), VOO(S&P500 추종 ETF), QQQM(나스닥100 추종 ETF) 등 ETF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테슬라는 4894만달러 순매수로 21위에 그쳤고, 주가 하락 영향까지 겹치며 보관잔액도 줄었다.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ETF·ETN 등 ETP는 29개로 개별 종목(21개)을 웃돌았고, 금액 기준으로도 전체의 70% 이상이 ETP에 집중됐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 비중도 높아 이번 자금 이동은 단순 분산을 넘어 지수와 특정 업종의 방향성에 베팅하려는 성격도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엔 중동 전쟁이 촉발한 고유가·고변동성 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특정 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 부담이 커졌고, 지수·섹터형 ETF와 레버리지 상품으로 대응하려는 수요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번 지정학적 충격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이진경 DB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모두 확전 의지가 제한적이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도 완화되면서 시장이 점차 리스크온(위험선호) 장세로 복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ETF 중심의 방어적 자금 흐름이 나타났지만, 중동 리스크가 진정되고 유가 불안이 잦아들 경우 다시 개별 성장주 선호가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자금 이동이 일시적 대응에 그칠지, 투자 전략 변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시장 안정 여부가 가를 전망이다.
(일러스트=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