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은 시작일 뿐…코스피, 올라탈까 갈아탈까

주식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4:4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에도 국내 증시는 안도 랠리를 곧장 이어가지는 못했다. 전날 휴전 기대에 급등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다시 하락하면서, 시장은 전쟁 종료 자체보다 앞으로의 협상 전개와 지정학 변수 재부각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협상 국면이 길어질수록 단순 반등 추격보다 업종별 옥석 가리기가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4.33포인트(1.61%) 내린 5778.01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과 이란의 휴전 소식에 큰 폭으로 치솟았던 코스피는 이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위협이 다시 부각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오는 1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첫 협상을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의 긴장 강도가 다시 전면적으로 높아진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3.74포인트(6.48%) 내린 53.96에 마감했다. 지난달 17일(52.6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는 하루 조정을 받았지만, 시장이 예상하는 단기 충격의 강도는 오히려 완화된 셈이다.

증권가도 이번 휴전을 위험자산 선호 회복의 출발점으로 보면서도, 이를 곧바로 전쟁 종료로 보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협상에 들어가며 전면 충돌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핵 프로그램과 해협 통제권 등 핵심 쟁점의 간극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시장의 시선은 단순한 ‘휴전 선언’을 넘어 ‘협상의 디테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휴전이 코스피를 짓눌렀던 지정학적 디스카운트를 완화하고, 극단적 저평가 구간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며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7배 수준에 머물러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평가에서다. 밸류에이션이 10배 안팎으로 정상화되면 코스피 7000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시즌에 진입한 가운데 실적 전망 상향 흐름도 뚜렷하다”며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에 따른 등락은 불가피하겠지만, 현재 코스피의 밸류에이션과 이익 성장성을 고려하면 조정은 적극적인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협상 과정의 변동성을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추격 매수엔 선을 그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휴전을 계기로 증시도 본격적으로 회복할 전망”이라면서도 “최종 종전까지는 양국 간 합의가 필요하고,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랠리를 안도감에 기반한 단기 현상으로 보고, 공격적 비중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조언이다.

결국 휴전 이후 전략은 안도 랠리를 무작정 추격하기보다 협상 변수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반도체·조선·기계·증권 등 경기 민감주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지만, 협상이 삐걱거릴 경우 유가와 물가 불안이 다시 커질 수 있어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 자산을 한꺼번에 덜어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높은 변동성 속 횡보”라며 “단기적으로는 과도하게 하락했던 경기민감주의 반등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높은 금리와 에너지 가격을 견딜 수 있는 현금흐름 우수 대형주와 방산·사이버보안 섹터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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