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중동 리스크가 이어지는 국면에선 반도체와 IT하드웨어 등 실적 가시성과 재무 건전성을 겸비한 ‘퀄리티 주식’이 상대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표=유안타증권)
이란은 지난 17일 호르무즈 해협 일시 개방을 선언했지만, 18일 미국 측의 해상 봉쇄 지속과 기뢰 제거 작업을 이유로 재봉쇄를 발표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이번 조치가 사태 재격화를 뜻하기보다는 협상 테이블에서 전술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짙다고 봤다.
그는 무엇보다 미국과 이란 모두 출구전략이 절실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선 사태 장기화가 정치적 부담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고, 이란 역시 어렵게 마련된 협상 국면을 스스로 깨뜨릴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과 함께 경제 여건이 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1차 협상 전후 양측 논의의 초점도 핵 모라토리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대가로 이란 체제 보장, 동결자산 해제, 경제적 지원 등을 주고받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국제유가다. 김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에 따른 유가 영향이 WTI 기준 90~100달러 이하로 통제될 경우, 코스피의 2년 고점 대비 최대 낙폭도 과거 글로벌 순환적 위기 당시 하방 임계선인 10% 이내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란 사태에 대한 경계와 리스크 관리를 전제하더라도 코스피 5700선 안팎은 관련 충격의 극한을 가정한 시장의 사실상 바닥권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9배로, 글로벌 경기침체 국면 당시 평균 저평가 구간인 9.1배보다 낮고 주요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수준인 7.7배에 근접해 있다. 여기에 보수적인 실적 전망을 적용하더라도 코스피 상장사의 2026년 영업이익 800조원, 2027년 900조원 안착 기대가 유효하다고 봤다. 17일 기준 MSCI 신흥국지수 내 한국의 이익 기여도는 29.6%로 중국(24.5%)보다 높지만 편입 비중은 17.0%에 그쳐 상대적인 저평가 여지도 크다고 진단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비관 일변도 대응은 경계했다. 최근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60일 누적 순매도 흐름이 사실상 ‘셀링 클라이맥스’를 통과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코스피 6000선 이하에서는 투매 대응보다 보유 또는 분할 매수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즉 지정학 리스크가 증시를 흔들더라도 현재 지수대는 추가 급락보다는 과도한 공포가 반영된 영역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다만 중동 리스크 재점화가 유가를 자극할 경우 국내외 증시와 금리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봤다. 특히 유가 상승이 미국 물가와 금리의 ‘Higher for Longer’(금리를 높게 유지하되, 그 수준을 더 오래 유지한다) 흐름을 강화할 수 있어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검증된 방어 대안으로 김 연구원은 퀄리티 투자를 제시했다.
그는 조셉 피오트로스키의 F-스코어 방법론을 분기 실적 기준으로 변형해 순이익, 영업현금흐름, 총자산이익률(ROA), 유동비율, 자산회전율 등 9개 재무지표를 평가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와 연간 이익 모멘텀까지 반영해 유가 충격과 금리 변동성을 버틸 수 있는 업종과 종목을 추렸다. 업종으로는 반도체, IT하드웨어, 기계, 소프트웨어 등을 상대적으로 유망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에이피알(278470), LG이노텍(011070), 산일전기(062040), 한국카본(017960), 하나마이크론(067310), HK이노엔(195940), 경동나비엔(009450), 자화전자(033240), 한섬(020000) 등을 주목 종목으로 꼽았다. 이들 종목은 재무 건전성과 실적 가시성, 이익 모멘텀을 동시에 갖춘 후보군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반도체 업종은 F-스코어 6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414.7%,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 439.5%로 제시돼 실적 모멘텀이 가장 강한 업종 중 하나로 평가됐다. IT하드웨어 역시 F-스코어 7점,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227.0%를 기록해 퀄리티와 성장성을 함께 갖춘 업종으로 분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