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3개월짼데 美증시는 '고공행진'…버틸까 밀릴까

주식

이데일리,

2026년 5월 13일, 오후 03:5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3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증시는 역사적 고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12일(현지시간) “단순한 투기 심리가 아닌, 구조적 펀더멘털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터 터크먼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가 NYSE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11일 전거래일 대비 0.19% 오른 7412.84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에는 0.16% 내린 7400.96으로 소폭 조정됐지만, 고점권을 유지했다. 미국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최초 공격했을 때 고점 대비 낙폭은 8%에 불과했다. 통상 조정 국면으로 분류되는 10~20% 하락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후 지수는 3월 저점(6300선) 대비 약 17% 반등했다.

유가는 중동 분쟁 이후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고 현재도 100달러 위에 머물고 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8리터)당 4.50달러를 넘어서며 실물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증시가 강세를 유지하는 배경으로 CNBC는 3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기업 90%는 “이란 전쟁, 우리 실적과 무관”

투자 리서치 기관 트리버리에이트 리서치(Trivariate Research)는 3월 이후 총 1465건의 기업 실적 발표 내용을 분석했다. 그 결과 미·이란 전쟁으로 부정적 또는 복합적 영향을 예상하는 기업의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체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리버리에이트 리서치는 이 수치조차 과대 추정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S&P500 편입 기업의 압도적 다수는 이란 전쟁의 직접적 타격권 밖에 있다는 의미다. 다만 경기소비재 업종은 예외다. 소비에 미치는 전쟁 여파를 이미 실적 발표에서 시인한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어, 이 업종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트리버리에이트는 경고했다.

사진=AFP
◇매그니피센트 7, S&P500 이익의 3분의 1 장악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탄 빅테크 기업들의 이익 기여도도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 아폴로(Apoll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록에 따르면 S&P500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지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34%로, 1996년(17%) 대비 두 배로 확대됐다.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매그니피센트 7’(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기업들의 1분기 이익 증가율이 나머지 493개 종목을 40% 이상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격차는 2014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AI 활용 사례의 급속한 확산과 대규모 자본지출이 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1970년대의 데자뷔? “재연 가능성 낮다”

미국 경제 자체의 체질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큐리티즈(Bank of America Securities)의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안토니오 가브리엘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이 동일한 국내총생산(GDP)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유 투입량이 1970년대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유가가 10% 오르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효과는 0.25%포인트에 그친다는 것이다. 1970년대의 0.90%포인트와 비교하면 충격 흡수력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가브리엘은 “1970년대 시나리오가 재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단언했다.

시장의 다음 분기점은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 해제 여부와 빅테크 이익 모멘텀의 지속 여부가 될 전망이다.

사진=AFP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