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데이터센터 전기사용신청 현황. (자료=한전)
17일 이데일리가 한국전력공사 수요효율처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161개 가운데 101개가 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있다. 전체의 약 77% 수준이다.
전력 사용 규모로 보면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전체 데이터센터 계약전력 2669메가와트(MW)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2100MW로 약 79%에 달했다. 데이터센터 숫자뿐만 아니라 막대한 전력 소비도 역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상황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전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기사용 신청은 총 178건, 계약전력은 1만 68MW에 달한다. 현재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계약전력(2669MW)의 약 4배에 이르는 규모의 전력 수요가 대기 중이다.
기업들은 이용자와 가까워 지연시간을 줄이고 유지보수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수도권 입지를 선호하고 있다. 수도권에는 전력망과 통신망, 전문 인력도 집중돼 있어 초기 투자와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기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의 자체 전기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의 전력자립률은 12% 수준에 불과하다. 필요한 전기의 대부분을 외부 지역에서 끌어다 쓴다는 의미다.
반면 전남의 전력자립률은 213%에 이른다. 전기를 지방에서 생산하고, 수도권이 소비하는 구조가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 차원서 데이터센터 분산 정책 추진해야”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가 계속해서 수도권에 몰릴 경우 전력망 부담이 커지고 송전망 확충 비용 증가,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녹색전환연구소는 현재 발표된 AI 데이터센터 상위 10개 프로젝트의 전력 수요만 5.26기가와트(GW)에 달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전망한 2038년 데이터센터 수요(4.4GW)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재생에너지 확보 없이 수도권 중심으로 데이터센터가 늘어날 경우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가 높아져 탄소배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원 가운데 천연가스 비중이 40%를 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85기의 가스발전소가 새로 건설되거나 계획 중이다.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 분산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네덜란드는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센터 성장 로드맵을 수립했고, 일본 역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방으로 데이터센터를 재배치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신규 데이터센터에 대해 전력사용효율(PUE) 기준과 재생에너지 100% 사용 의무화를 도입했다.
전문가들 역시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늘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지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도권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재생에너지 100% 사용 조건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거나 비수도권에 설립하는 데이터센터에는 전기요금 할인이나 인허가 우대와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비수도권 이전이 가능한 데이터센터는 전기요금 할인이나 분산에너지 특구 활성화 같은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클라우드 가산 AI 데이터센터 전경. (사진=KT클라우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