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증시 T+1 체제 추진 본격화…내년 10월 시행 목표

주식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전 09:49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국내 주식시장 결제주기를 현행 ‘T+2’에서 ‘T+1’으로 하루 단축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투자금 회전 속도와 시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10월 시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은 이달 중 결제주기 단축 관련 토론회를 열고 업계·전문가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국내 증시는 주식 거래 체결 이후 이틀 뒤 결제가 이뤄지는 T+2 구조다. 결제주기가 하루 단축되면 투자자는 매도 대금을 더 빨리 회수할 수 있고 시장 자금 회전 속도도 높아질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수거래 및 증거금 운용 구조 변화와 함께 자금 효율성 측면에서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 체급이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준에 맞춘 시장 인프라 개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5월 T+1 결제를 도입했으며 영국과 유럽연합(EU) 역시 내년 10월 시행을 추진 중이다. 국내 역시 주요 시장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제도 개편 논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예탁원·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 워킹그룹은 지난달 미국과 유럽 현지 실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앞서 자본시장 관련 간담회에서 “유럽과 같이 보조를 맞추기 위해 T+1 결제주기 단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도입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결제 부담과 외환 인프라 정비 문제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결제주기가 단축될 경우 해외 투자자들은 사실상 거래 당일 새벽까지 환전 및 결제 지시를 마쳐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어서다.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 운영시간이 24시간으로 확대되지만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은 아직 진행 단계다. 시장에서는 외환시장 인프라 정비 없이 결제주기만 단축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 시장과의 보조 문제도 변수다. 현재 홍콩 정도만 내년 도입 계획을 밝힌 상태로, 일본·대만 등 주요 시장은 아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기관투자가들이 통상 아시아 시장을 묶어 운용하는 만큼, 한국 시장을 위한 별도 새벽 데스크를 운영하지 않을 경우 일본·대만·홍콩 등으로 자금이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한아름 자본연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결제주기 단축 관련 보고서에서 “역외 투자자와 국경 간 거래 참가자는 자금 조달과 환전 시간 축소에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외환 및 증권 결제 간 시차 문제를 독립적인 정책 과제로 설정하고 환전 편의성 제고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관기관과 증권사·운용사·은행 등의 시스템 개편 부담도 크다. 결제 프로세스 전반을 손봐야 하는 데다 야간 업무 증가에 따른 노조 협의 문제도 남아 있다. 특히 프런트·백오피스 전반에서 추가 인력 및 시스템 개발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유럽 시행 시기에 맞춰 관련 제도 정비와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주기 단축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대응과 외환시장 인프라, 시스템 개발 등을 감안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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