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비중은 일평균 2.52%로 집계됐다. 이는 중동 전쟁 리스크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던 지난 3월 평균(2.1%)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평균 비중이 1.13%까지 낮아졌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샀다가 주가 하락 등으로 담보 비율이 부족해질 경우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매매 물량은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시장에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 추가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반대매매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달 들어 18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관련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하루 평균 약 343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약 120억원)의 약 3배 수준으로, 중동 전쟁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3월 일평균(약 262억원)보다도 많다. 지난해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이 71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인 셈이다.
증시가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반대매매가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심화되는 종목 양극화가 꼽힌다. 실제 이달 들어 코스피는 4.82% 상승했지만 전체 상장 종목 948개 가운데 하락 종목은 780개로 82.28%에 달했다. 지수는 올랐지만 실제로는 코스피 종목 10개 중 8개 이상이 하락한 셈이다. 코스닥 역시 전체 종목의 79.65%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도체만 질주…중소형주·비주도 업종은 약세
실제 이달 들어 증시 상승은 사실상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KRX 지수는 ‘KRX SK하이닉스 지수’로 35.69% 상승했고 ‘KRX 삼성전자 지수’ 역시 24.94% 올랐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15.75%), KRX 보험(15.58%), KRX 정보기술(14.92%), KRX 반도체 지수(13.70%) 등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건설·유틸리티·에너지화학·기계장비 등 상당수 업종 지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KRX 건설 지수는 이달 들어 15.60%, KRX 유틸리티 지수는 15.19% 하락했다.
코스피 내에서도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격차는 뚜렷했다. 이달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12.39% 상승했지만 코스피 중형주 지수는 7.91% 하락했고 소형주 지수 역시 9.60% 떨어졌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고 있지만 실제 투자자 상당수는 상승장을 체감하지 못하는 ‘착시 장세’가 나타나는 배경이다.
◇빚투 늘고 반대매매 확대…“하반기 K자 양극화 심화할 것”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567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잔고는 36조3966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27조원 수준이었던 신용잔고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선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와 종목 쏠림 현상이 맞물리며 반대매매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상승장에서 소외된 종목들은 투자심리가 빠르게 악화되면서 작은 충격에도 반대매매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매매 확대가 증시 하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대매매는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방식인 만큼 단기간에 대규모 매물이 출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처럼 특정 대형주에만 자금이 쏠리는 장에서는 소외 종목 중심으로 변동성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이 불안할수록 오히려 기존 주도주에 힘이 실리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 1999년 당시에도 금리와 유가 상승 이후 주도주 쏠림이 더 강화됐던 경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금리와 경기 변수 영향으로 업종 간 ‘K자형’ 양극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