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본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가운데 실제 투자 성과는 현지 산업 생태계와 파트너 네트워크, 회수시장에 대한 이해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6)’에서는 ‘글로벌 자본, 로컬 성과: 크로스보더 투자전략’을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박소영 이데일리 기자와 정안우 세븐스타파트너스 대표, 레오 우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 시니어 부사장, 리차드 왕 드레이퍼드래곤 매니징 파트너, 앤디 자인 케조라캐피탈 매니징 파트너(왼쪽부터)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에서 '글로벌 자본, 로컬 성과:크로스보더 투자전략'이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박소영 이데일리 기자가 좌장을 맡고 정안우 세븐스타파트너스 대표, 레오 우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 시니어 부사장, 리차드 왕 드레이퍼드래곤 매니징파트너, 앤디 자인 케조라캐피탈 매니징파트너가 패널로 참여했다.
정안우 대표는 크로스보더 투자의 핵심을 “국가와 국가 사이의 시장을 연결했을 때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느냐”라고 봤다.
그는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이 자국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다른 국가에 진출했을 때 확장성이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산업 체계와 강점이 다르지만 기술, 네트워크, 사업개발 역량이 연결될 경우 단순 투자 이상의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오 우 부사장은 대만처럼 내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가일수록 크로스보더 투자와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스타트업들은 크로스보더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리소스와 공급망 지식을 제공받고 있다”며 “대만, 한국, 일본 간 협력에서는 각 시장과 지역이 가진 공급망 강점과 기술적 역할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차드 왕 파트너는 드레이퍼드래곤이 초기부터 실리콘밸리와 아시아를 잇는 크로스보더 투자에 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05년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 사무소를 설립했다”며 “크로스보더 투자가 무엇을 수반하는지 잘 알고 있고, 기업가들이 국경 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역동적인 상황”이라며 “기업가들이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현지 인력과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이데일리 기자와 정안우 세븐스타파트너스 대표, 레오 우 스타트업 아일랜드 타이완 시니어 부사장, 리차드 왕 드레이퍼드래곤 매니징 파트너, 앤디 자인 케조라캐피탈 매니징 파트너(왼쪽부터)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에서 '글로벌 자본, 로컬 성과:크로스보더 투자전략'이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앤디 자인 파트너는 크로스보더 투자의 선결 조건으로 '현지 파트너'를 꼽았다. 국가별 차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현지 파트너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적인 크로스보더 투자를 위해서는 강력하고 관련성 높은 현지 파트너를 확보해야 한다”며 “동남아시아는 하나의 지역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각 국가마다 고유한 게이트키퍼가 있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은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이어 “한국과 동남아시아 사이에서는 양방향 가치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의 K팝 산업은 동남아시아에서 거대한 팬층에 접근할 수 있고, 동남아시아가 가진 헬스케어와 농업 문제에서는 한국의 기술과 지식이 새로운 시장을 함께 구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엑시트를 위한 명확한 경로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무언가를 구축한 뒤 엑시트에 대해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일·대만 간 협력 가능성도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레오 우 부사장은 “대만의 경우 TSMC, 반도체, 하드웨어 제조를 강점으로 들 수 있지만 한국도 해당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창업자와 기술 제공자 간 차이를 파악해 한국과 대만 사이의 역할을 정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은 시장 규모가 충분히 크기 때문에 현지화를 위해 많은 것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레오 우 부사장은 한국과 대만의 협력 방향에 대해 “함께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미국 같은 더 큰 시장을 찾아가는 방식이 될 수 있다”며 “대만은 공급망 측면의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특히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국제 표준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매우 활발하고 초기 단계 투자의 60% 이상이 CVC에서 나온다”며 “IPO 채널은 약 50%, M&A 엑시트 채널이 나머지 50%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안우 대표는 일본 시장에서 한국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30년 전, 20년 전, 10년 전, 5년 전, 그리고 현재를 비교해보면 일본 산업계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매우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CES 2025와 2026에서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참가해 혁신상을 수상했고, 일본 대기업 관계자들도 한국 스타트업을 투자 대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으로 빠른 실험과 실행력을 꼽았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빠르게 적용하고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일본은 강력한 산업 기반과 자본력, 대기업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만 새로운 사업모델을 빠르게 실험하는 데는 신중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한국 스타트업을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 안정도 자본시장에는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됐다. 정 대표는 “한일 관계는 역사적·정치적 이슈가 발생하면 비즈니스 환경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여러 차례 경험해왔다”며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흐름 자체가 자본시장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치적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수준의 충격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향후 미국과 아시아 간 크로스보더 투자 기회를 만들 기술 분야로는 듀얼유즈, 우주, 바이오테크, 웹3, AI가 제시됐다.
리차드 왕 파트너는 “드레이퍼 서밋에서 네 가지 분야를 정의했는데, 모두 크로스보더 비즈니스와 관련이 있다”며 “듀얼유즈 기술과 우주, 바이오테크, 웹3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웹3에 대해 “자유와 신뢰를 창출할 피어 투 피어 통신 시스템이며, 국경 간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역시 크로스보더 투자에서 핵심 축으로 꼽혔다. 리차드 왕 파트너는 “AI는 상당히 분절화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동일한 AI 모델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각 국가마다 고유한 데이터와 소버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점점 지역별·국가별로 분화될 것”이라며 “각자의 국가와 지역 내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국경 밖으로 어떻게 확장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크로스보더는 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를 논의하는 주제가 아니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리차드 왕 파트너는 “벤처캐피털 입장에서 크로스보더 투자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현지 인력”이라며 “서울, 홍콩, 타이베이, 상하이에 현지 오피스와 인력을 두고 창업가들이 다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