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코스닥협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코스닥 시장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단순한 시장 구조 개편을 넘어 세제 혜택과 규제 차등화 등 코스닥에 자금이 머물 수 있는 정책적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알테오젠(196170)의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검토를 계기로 불거진 ‘코스닥 공동화’ 우려 역시 결국 수급 구조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다. 이 회장은 우량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상장 흐름과 관련해 “이러한 이탈은 단순한 자본 유출을 넘어 혁신·벤처기업의 도약 플랫폼인 코스닥 생태계 전반의 신뢰를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코스닥 시장의 핵심 문제로 ‘돈이 머무르지 않는 구조’를 꼽았다. 이 회장은 “가장 시급한 것은 ‘돈이 머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연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를 유도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우량주로만 구성된 매력적인 신규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추종하는 펀드에 세제 혜택이나 정책 자금을 매칭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코스닥 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R&D 세액 공제율 상향, 법인세 감면등 과감한 세제 혜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닥 승강제(1·2부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우량 기업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재도 코스닥이 코스피에 이은 ‘2부 리그’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스탠다드 기업군이 사실상 ‘3부 리그’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승강제가 단순한 등급 구분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기업군뿐 아니라 스탠다드 기업군에도 기관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정책적 장치와 성장 사다리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스탠다드 기업들이 낙인효과 없이 안정적인 수급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업군별 맞춤형 인센티브와 체계적인 사다리 프로그램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시가총액·유동성·재무건전성·지배구조 등 기준 역시 객관적이고 계량화된 지표를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짚었다.
‘동전주 퇴출’ 정책에 대해서는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성장기업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실 한계기업 정리를 통해 시장 신뢰를 높이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주가나 시가총액 같은 정량 기준만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사업화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유망 혁신기업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특례 상장사 등 성장 단계와 업종 특성을 고려한 예외 기준을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인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장기 기관 자금 유입 확대와 규제 체계 개편을 꼽았다.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러한 기관투자자 유입 채널을 시장에 신속히 안착시키고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연금 등 연기금 역할론도 꺼내 들었다. 이 회장은 “일본은 과거 공적연금(GPIF)의 자국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통해 증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며 “우리 역시 국민연금이 코스닥 시장 비중에 걸맞게 투자를 확대해 든든한 수급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기금 자산배분 가이드라인에 ‘코스닥 투자 최소 의무 비율’을 신설하거나 벤치마크 지수 내 코스닥 우량주 비중을 현실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스닥 중소·벤처기업 특성을 고려한 규제 차등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현재 코스닥 기업들은 대기업 중심으로 설계된 획일적 공시·지배구조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으며 상장 유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 체급과 현실적 인프라를 고려한 실질적 규제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코스닥협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