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세그먼트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세부 기준을 둘러싸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사실상 1부 리그(프리미엄) 종목을 선별할 기준이 관건인데, 업계에서는 자칫 시가총액 중심의 ‘줄세우기식’ 구분으로 흐를 경우 시장 왜곡과 낙인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국거래소는 내달 시장 설명회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오는 7월 코스닥 개설 30주년 행사에서 최종 개편 방향을 확정·공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제도 시행 시점은 이르면 10월 초로 예상된다.
승강제 도입은 앞서 지난 3월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를 계기로 등장했다. 각 세그먼트에 차별화된 진입·유지요건을 설정해 승강제를 운영하고 부실기업은 별도 관리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프리미엄 세그먼트에는 재무 건전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100개 이내로 선별해 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공시 제도도 각 세그먼트의 특성에 맞게 정비한다.
다만 코스닥 및 벤처 업계에서는 제도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시가총액이나 매출 비중이 과도하게 반영될 경우 일부 상위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나머지 대다수 상장사의 투자 매력도가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이 경우 하위 리그에 속한 기업에는 낙인효과가 발생하고 자금이 상위 리그로만 쏠리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혁신기업에 대한 역차별 가능성도 쟁점이다. 성장 초기 기업의 경우 당장 수익성이 낮거나 적자 상태인 경우가 많은데, 정량 지표 중심의 평가 체계가 적용되면 구조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바이오 상장사 대표는 “코스닥 시장의 설립 목적은 혁신기업의 성장 사다리여야 하는데 정량적 지표에 따른 등급 나누기로 그 취지가 변질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량지표 위주가 아닌 질적 평가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코스닥 리서치센터장은 “단순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그먼트를 나누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령 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라이선스 아웃(License-out) 등으로 성과 가시성이 확보된 기업이나, 또는 이익 창출력이 검증된 기업들을 포함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최근 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ETF가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고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1부 리그를 구성해야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한국거래소는 기준을 설계하는 데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여러 부서들과 협의·검토 중”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