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다만 자본시장 개혁이 일시적인 주가 상승에 그치지 않으려면 부동산과 예금에 묶인 가계자금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유도하고, 기업의 장기 자금조달 기반을 넓히는 구조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개혁의 성과와 전망’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
박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가 최근 글로벌 시장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 2025년 1월 2일 2398.94에서 지난 21일 종가 7815.59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686.63에서 1105.97로 올랐다.
특히 2025년 이후 코스피 수익률과 글로벌 지수 간 동행성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위원은 “2025년 이후 주가 수익률 변동에서 우리나라 고유 요인의 영향이 증가했다”며 “자본시장 개혁 성과에 대한 기대가 밸류에이션 정상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시장 개혁이 필요한 배경으로 한국 증시의 만성적인 저평가를 꼽았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 증시가 오랜 기간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에 머물러 왔다며, 그 원인으로 낮은 주주환원, 낮은 수익성, 취약한 지배구조를 지목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상법·자본시장법 개정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 노력을 유도하는 동시에 이사 책임 강화, 자사주 제도 개선, 배당절차 개선, 불공정거래 제재 강화 등을 통해 시장 신뢰를 높이려는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박 연구위원은 자본시장 개혁이 증시 부양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연금 소득대체율과 금융자산 축적은 낮다”며 “가계 자산도 부동산과 현금·예금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본시장 개혁은 가계 자산 구조를 금융투자상품 중심으로 전환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기반을 넓히기 위한 구조개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후속 과제로는 주주대표소송 활성화와 세제 정비, 유통 가능 주식 비율 확대 등이 제시됐다. 박 연구위원은 이사 책임 강화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주주대표소송 제기 요건을 완화하고, 증거개시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금융상품과 부동산자산 간 세제 불균형을 완화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한도 확대와 만기 연장 등을 통해 장기 투자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상장기업의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통 주식이 부족하면 시장가격이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고, 일반주주의 권리 보호도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위원은 상장 유지 조건에 최소 유통 가능 주식 비율 규정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재준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생산적 금융의 관점에서 자본시장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생산적 금융’의 과제는 더 많은 돈을 푸는 것이 아니라, 자금이 부동산과 담보대출을 넘어 혁신기업과 장기투자로 흐르게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은 자본시장이 투자 위험을 가격화하고, 손실을 분담하며, 성장기업에 장기자금을 공급할 때 완성될 수 있다”며 “결국 생산적 금융의 성패는 신뢰받는 자본시장 완성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자본시장연구원과 서울사회경제연구소, 한국경제발전학회가 공동 개최했다. 국내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최근 자본시장 개혁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