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낙관론 정점…'차익 실현'해야" 경고한 전문가

주식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전 11:15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업계가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호황과 폭락’(boom and bust)의 사이클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현지 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메모리 산업은 2022년 말 챗GPT 출시 이후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약 114%, 약 186% 급등했으며,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도 약 141%, 약 156% 상승했다.

CNBC는 “이러한 상승세의 배경에는 메모리 산업이 반복적인 호황·불황 사이클에서 벗어났다는 시장의 기대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메모리 산업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3~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왔다. 호황기 이후에는 재고 증가 및 수요 둔화가 겹쳐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고,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간 높은 가격이 유지되는 ‘장기 호황’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일부 투자 전문가들은 메모리 산업의 경기 순환성을 여전히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블루박스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윌리엄 드 게일은 “장기적으로 볼 때 메모리는 상당히 무서운(dreadful) 산업”이라며 “사람들이 ‘메모리가 이제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 됐다’고 주장할 때마다 상황이 잘못 흘러갔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JM핀 투자 부문 책임자 존 컨리프는 “AI수요가 정상적인 속도로 증가한다면 향후 3년간 생산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해서 공급 제약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의 주가는 기업들이 과잉 투자를 자제하고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며 “최근 몇 주간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장 충격에 취약한 구조가 됐다”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 역시 메모리 반도체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장 전반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체 코스피 지수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 스티브 브라이스는 지난 13일 CNBC에 “한국 증시 낙관론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지난주 한국에서 고객들에게 차익을 실현하고 글로벌 분산 포트폴리오로 자산을 옮기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다만 CNBC는 한국의 메모리 업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글로벌 투자 은행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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