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에 사활 건 삼성·미래운용…삼전닉스 레버리지 ‘격돌’

주식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후 06:47

[이데일리 김경은 박순엽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 흐름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27일 출시된다. 8개 운용사, 16개 상품이 동시에 상장하는 만큼 초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손실 위험이 큰 만큼 금융당국뿐 아니라 운용업계 내에서도 단기 투자로만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핵심 전략은 유동성 확보” 한목소리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신한·한화·키움·하나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가 오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을 출시한다. 2개 종목 레버리지가 각 7종씩, 곱버스가 1종씩 총 16종으로 상장 예정 규모는 4조3227억원에 이른다.

업계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2종을 두고 정면승부를 택했다. 양사는 상품 출시를 하루 앞둔 이날 기자간담회도 동시에 개최했다. 상품 유의사항을 안내한다는 목적이지만 사실상 투자자 관심을 환기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모두 이번 상품의 핵심 전략으로 ‘유동성’을 꼽았다. 레버리지는 단기 매매 수단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충분하게 형성되지 않을 경우 적시에 원하는 가격으로 거래를 체결하지 못해 슬리피지(체결 오차)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결국 호가 스프레드(매수·매도 호가 차이) 축소와 괴리율 관리가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게 양사의 공통된 의견이다.

삼성운용은 업계 1위이자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강점이 있는 만큼 풍부한 유동성을 자신했다. 특히 16년간 쌓아온 레버리지 ETF 운용 경험과 업계 최다 수준의 지정참가회사(AP)·유동성공급자(LP) 네트워크를 무기로 상장 초기 유동성 확보에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운용은 이번 상품에 25개 AP와 15개 LP를 확보했다.

임태혁 삼성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레버리지 매매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유동성”이라며 “유동성이 적은 ETF는 순자산가치(iNAV) 대비 적정하지 않은 가격에 체결될 리스크와 동적 변동성 완화장치(VI) 발동에 따른 대응 공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번 상품에 14개 AP와 5개 LP를 확보했다. 삼성운용 대비 적은 수준이지만 외국인 투자자 자금을 대규모로 유치한 만큼 유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부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상품에 329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자금을 유치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통해 압도적인 유동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 ‘현물’ vs 미래에셋 ‘현금’ 납입 구조

양사 상품은 모두 현물과 선물을 함께 활용하는 ‘현물형 레버리지’이나 설정·환매 방식을 달리했다. 삼성운용은 현물 납입형, 미래에셋운용은 현금 납입형 구조를 각각 도입했다. 현물 납입형은 운용사와 AP·LP가 기초자산(현물 주식)을 직접 주고받는 방식으로 거래비용과 추적오차를 줄일 수 있다. 현금 납입형은 주식 대신 현금이 오가며 운용사가 해당 자금으로 기초자산을 직접 매매하는 구조로 호가 스프레드 형성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임 본부장은 “현금 납입형 상품은 운용사가 직접 주식을 사고팔아야 해 중개수수료와 증권거래세가 발생할 수 있지만, 현물 납입형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직접 받아오거나 넘겨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현금 납입형 현물 레버리지 대비 연 1% 이상 거래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현금 납입형 방식이 오히려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정환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 상무는 “현물형은 LP가 설정 물량 유입을 예상해 현물을 미리 시장에 파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권거래세를 호가 스프레드에 녹인다”며 “반면 현금형은 선물만 활용해 호가를 제출할 수 있기 때문에 현물에 대한 거래세 걱정 없이 호가 스프레드를 더욱 탄력적으로 관리하면서 괴리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상장 규모(신탁 원본액)는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가 1조665억원,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1조3665억원으로 삼성운용이 앞선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5970억원,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7470억원 수준이다. 보수는 삼성운용이 0.290%로 최고 수준이며 미래에셋운용이 0.0901%로 최저 수준이다.

양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하기도 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개별 주식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상 기초자산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단기간에 손실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일반형 ETF의 가격제한폭이 하루 ±30%인 반면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제한폭은 ±60%까지 확대된다는 점도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횡보장에선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매수 가격으로 돌아오더라도 레버리지 상품의 누적 수익률은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기본 예탁금 요건을 충족하고 금융투자교육원에서 레버리지 일반 및 심화 교육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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