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미수거래는 증권사 자금으로 주식을 산 다음 2거래일 이내에 대금을 갚는 방식이다. 상환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 절차를 밟게 된다. 실제 돈을 제때 갚지 못한 투자자가 늘면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탄 최근 3거래일간 반대매매 규모는 4751억원에 달했다. 코스피가 각각 5.54%, 8.29% 급락했던 지난 5일과 8일 반대매매 금액은 각각 1662억원, 13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9일에는 지수가 8.18% 급등했으나 앞선 급락장의 여파로 반대매매 규모는 더욱 늘었다.
9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1698억원으로 역대 6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0.5%로 지난 2023년 9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0.76%)와 비교하면 약 14배나 높아진 셈이다.
고객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까지 고려하면 실제 시장의 강제청산 압력은 이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38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소폭 줄었으나 9일 기준 37조9290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중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투자자들이 빚투를 통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빚투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증시 낙폭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매매로 인해 하한가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증시 하락→반대매매→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서다. 신용융자로 매수한 주식은 그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통상 140%)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강제로 매도한다. 증권사는 전일 종가에서 15~30% 할인된 가격을 기준으로 반대매매 수량을 정하기 때문에 실제 담보부족금액보다 많은 수량이 매도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반대매매 물량이 급증하면서 주가 하락을 견디지 못한 손절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대매매는 담보 부족이 발생한 이후 집행되는 후행 지표지만 투자자들이 강제 청산 가능성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대매매는 제도적으로 (담보 부족에) 후행하지만 가격에는 선행적으로 반영된다”며 “손실률이 -15%에 접근하면 자발적인 축소와 손바뀜이 먼저 나타나고 -20% 부근에서 강제 매도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정이 예상보다 깊을 때 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