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닉’ 속 실적시즌…“빅테크 투자가 반등 분수령”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20일, 오전 07:42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증시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업종에 집중된 매도세로 글로벌 증시보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반등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당장 낙폭 과대로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높아 언제든 반발 매수세가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라면서도 “시장 내러티브가 비우호적으로 형성돼 있어 선제적인 방향성 베팅은 고위험·고수익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SK증권)
(표=SK증권)
지난주 코스피는 6.46% 하락한 6820.60에 거래를 마치며 같은 기간 0.38% 오른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0.24% 상승한 나스닥지수를 크게 밑돌았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최근 미국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조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 전체가 급락했다기보다는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이 포함된 정보기술(IT) 업종에 매도가 집중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종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만큼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S&P500 업종 가운데 IT는 지난주 5.5% 하락해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점도 부담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사상 최대 실적과 강한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AI 수요를 재확인했지만, 주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IBM도 고객사의 AI 예산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 이동한 영향으로 실적 충격을 발표하면서 당일 주가가 25% 급락했다.

중국발 AI 경계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키미 K3’가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나타낸 데다 오픈소스로 출시되면서, 지난해 ‘딥시크 충격’과 유사한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주 초 국내 반도체주를 둘러싼 투자심리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시 휴장 기간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무기한 선물 가격은 각각 약 2%, 4% 하락했다.

조 연구원은 “이번 주부터 발표되는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의 실적에서 자본적지출(CAPEX) 증가율을 둘러싼 우려가 완화돼야 한다”며 “실적이 반도체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지가 국내 증시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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