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등, 빅테크 실적에 달렸다…설비투자 유지가 관건”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20일, 오전 08:17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글로벌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했지만, D램 가격과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전망을 고려하면 최근 조정 폭이 기업 실적 여건에 비해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주의 반등 여부는 이달 말 발표되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실적과 설비투자 계획에 달렸다는 전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경기 변화에 민감한 반도체 기업이 현재와 같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면서도 “최근 발생한 주가 급락은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반등, 빅테크 실적에 달렸다…설비투자 유지가 관건”
최근 고점과 비교한 주가 하락률은 키오시아가 52%, SK하이닉스(000660)가 37%,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30%에 달했다. 삼성전자(005930)도 30%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엔비디아와 TSMC의 하락률은 각각 14%, 9%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키오시아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처럼 메모리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 폭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매도가 집중된 셈이다. 이들 기업의 예상 영업이익률이 70~80%까지 높아진 만큼 현재 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주가가 반영한 실적 악화 우려와 실제 업황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주 장중 저가는 고점보다 43% 낮았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순손실로 전환했던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의 하락 폭이다. 현재 이익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가 이미 상당한 업황 악화를 반영했다는 의미다.

D램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D램 현물가격은 지난주 평균 2%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하면 7%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을 담은 D램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이달 들어 45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최근 5거래일 동안 들어온 자금만 24억달러에 달했다.

반도체주 반등의 계기로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 발표를 꼽았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AI 반도체와 메모리를 구매하는 빅테크 기업을 뜻한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의 합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80%에서 2분기 83%, 3분기 92%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에는 7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빅테크의 투자 수요가 유지되면 메모리 기업도 높은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지도 중요하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이후 알파벳의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웃돈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한 달 평균 주가 수익률은 각각 11%, 16%였다. 전망치를 밑돌았을 때는 각각 2%, 마이너스 3%에 그쳤다.

기업별로 시장이 주목할 지표는 다르다. 알파벳은 매출, 메타와 아마존은 주당순이익이 반도체주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제 설비투자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지가 중요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비투자가 예상을 웃돈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한 달 평균 주가 수익률은 각각 19%, 26%, 27%로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주도 업종이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과거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지수가 급락한 뒤 반등할 때도 이전 상승장을 주도했던 업종의 수익률이 지수를 웃도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급락 이후 반등 과정에서도 기존 주도 업종이 지수 회복을 이끄는 경향이 있었다”며 “코스피의 기존 주도 업종인 반도체와 정보기술 하드웨어, 전력기기를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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