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책 조기 시행 앞두고 열기 주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26일, 오전 11:35

[이데일리 박순엽 권오석 기자] 정부가 보완대책을 내놓은 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던 자금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관련 상품 가격이 급락한 지난 24일 개인투자자가 하루에만 4500억원 넘게 사들이면서 투자 열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에는 최근 1주일간 534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 5월 27일 출시 이후 매주 조 단위 자금이 몰리며 한 달간 6조 5000억원, 누적 13조원 넘게 유입됐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눈에 띄게 꺾인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자금 유입 둔화했지만…개인은 급락장서 다시 매수

자금 이탈은 삼성전자 상품과 일부 대형 SK하이닉스 상품에서 두드러졌다. 최근 1주일간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 750억원,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 543억원이 각각 순유출됐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서도 98억원이 빠졌다.

개인투자자 수급도 보완대책 발표 직후 한때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을 총 547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관련 상품에서 1589억원, SK하이닉스 관련 상품에서 3883억원을 각각 팔았다.

그러나 24일엔 흐름이 급반전했다. 개인은 이날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1038억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35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하루 순매수액은 총 4538억원으로, 앞선 사흘간 순매도한 금액의 80% 이상을 단 하루 만에 다시 사들였다. 정부 대책 이후 한동안 이어지던 매도 흐름이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기초자산과 관련 상품이 동반 급락한 것이 개인 매수세를 다시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8%대 떨어지면서 관련 레버리지 ETF도 대부분 15~16% 급락했다. 주요 상품 가격은 상장 당시 2만원에서 1만 1000~1만 3000원 수준까지 밀려 상장가 대비 낙폭이 35~45%에 달했다.

◇예탁금 상향 조치 31일 시행…추가 보완책도 검토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의 보완책을 발표했다. 주식이나 ETF 등 대용증권은 인정하지 않고 예탁금 전액을 현금으로 채우도록 했다. 신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상장과 관련 마케팅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당국은 이후에도 급락 때마다 개인 매수세가 되살아나는 등 과열 우려가 이어지자 규제 시행 시점도 앞당겼다. 당초 다음 달 5일 시행할 예정이던 예탁금 상향 조치를 오는 31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보완책 발표 뒤 신규 자금 유입은 둔화했지만, 개인의 공격적인 매수 수요까지 충분히 진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기본예탁금 상향이 시행되는 오는 31일 이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과열 진정 여부를 가를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으로 들어오는 신규 자금뿐 아니라 개인 순매수와 거래대금까지 함께 줄어드는지를 지켜봐야 정부 대책의 실질적인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이 3000만원으로 조기 상향되는 만큼, 이후 수급 쏠림과 변동성이 실제로 완화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기본예탁금 변경과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기준 강화가 적용되는 8월 초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구조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 대응을 주문하면서 여당 중심으로 추가 보완책을 논의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특위에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배수를 현행 2배에서 1.5배로 낮추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배수를 낮추면 변동폭이 줄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거래되고 있는 상품의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기존 상품의 투자 조건을 변경하려면 자본시장법상 ‘수익자총회’에서 의결을 받아야 하는데, 25% 이상의 찬성의결을 받아내는 것이 가장 큰 현실적 제약으로 꼽힌다. 또 국내 규제만 강화할 경우 투자 수요가 해외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밖에도 금융당국은 주가가 급등락할 때 거래 속도를 늦추는 변동성완화장치(VI)를 손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VI가 발동하면 2분 동안 주문을 모은 뒤 한꺼번에 거래를 체결하는데, 이 시간을 늘려 투자자들이 판단할 여유를 주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거래 체결이 늦어지고 유동성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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