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략기반센터에서 열린 'DC산업 활성화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등 전력기기 기업과 LG전자, 한화 및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AI 데이터센터와 미래 전력망에 최적화된 DC 배전망 도입 및 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기존 산업계 중심의 얼라이언스만으로는 실증사업과 표준화, 연구개발(R&D), 예산 배분 등을 총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얼라이언스는 그대로 운영하되 그 위에 국가 차원의 위원회나 기구가 하나 있어야 한다”며 “실증과 표준, 안전성 검증, 연구개발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수소경제위원회처럼 국가 차원의 추진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당장은 기후부가 책임지는 위원회 형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DC 배전망은 기존 교류(AC) 중심의 전력망과 달리 전기를 직류 형태로 공급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전력 품질과 안정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 전력망은 변압이 쉽고 장거리 송전에 유리한 AC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그러나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AI 데이터센터 등 직류 기반 설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교류와 직류를 반복적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DC 전력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예전에는 석탄이나 원전처럼 회전력을 이용한 발전이 중심이어서 교류가 유리했지만, 지금은 태양광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직류이고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가전제품 등 최종 소비단도 대부분 직류를 사용한다”며 “생산 단계부터 소비까지 직류로 연결하면 전력 변환 과정이 줄어 손실이 감소하고 효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과 전문가들도 국가 차원의 로드맵과 컨트롤타워 구축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국전력은 현재 중전압(MVDC)·저전압(LVDC) 직류 배전망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모델과 재생에너지 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한 단계별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과거 가정용 DC 전력 실증사업을 추진했지만 인프라와 표준 부재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앞으로는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보호기기와 차단기, 반도체변압기(SST), 접지 방식 등 핵심 기술과 안전기준, 전압 표준 마련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과제를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실증사업과 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장관은 “데이터센터는 이미 실증이 가능한 단계인 만큼 조속히 사업을 추진하고, 신도시나 일반 건축물 적용은 표준과 안전성을 검증하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남과 새만금 등 재생에너지 집적지역을 DC 실증 거점으로 확대하고 송전·배전·수전 분야별 실증과 표준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는 제도와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한전과 연구기관, 기업이 함께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기술·제도적 과제를 구체화해 올해 3분기 중 ‘직류 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