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만 오른 게 아니었다…월가가 금융주에 베팅하는 이유

주식

이데일리,

2026년 8월 07일, 오후 02:29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올해 미국 증시를 이끈 인공지능(AI) 빅테크 열풍 속에서도 월가에서는 금융주가 조용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개선,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시장 회복,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AI에 쏠렸던 투자자금이 금융주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IPO·M&A 훈풍에 웃은 월가 금융주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미국 은행 가운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투자은행(IB) 수수료와 트레이딩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고,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과 주식 트레이딩 호조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놨다.

모건스탠리 역시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자산관리 부문의 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시장사업(글로벌 마켓) 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과 기업금융 수수료 증가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6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모건스탠리가 20.40%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골드만삭스(17.47%), 뱅크오브아메리카(14.55%), JP모건(10.58%)도 모두 두 자릿수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로이터는 올해 2분기 미국 6대 은행의 투자은행 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5% 증가했다며 “월가의 투자은행 사업이 모든 실린더를 가동하고 있다(Wall Street‘s investment banking machine firing on all cylinders)”고 진단했다.

실제로 스페이스X를 비롯한 초대형 IPO와 대형 M&A 거래가 잇달아 성사되면서 기업금융 수수료가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으로 회복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수수료는 상반기 6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가 리그테이블 상위권을 차지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금융주에는 호재였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AI 투자 확대, 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주식과 채권 트레이딩 수익이 크게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주식 트레이딩 부문에서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고, JP모건 역시 트레이딩 호조에 힘입어 미국 은행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실적 개선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AI 관련 기술주가 연초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한 것과 달리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제한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섹터 로테이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주주환원·환율 효과…국내도 재평가 기대

국내 금융주도 재평가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형 금융주처럼 투자은행(IB)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환율 하락과 자본비율 개선, 주주환원 확대 등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된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주의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9배로 미국 은행(1.72배)과 유럽 은행(1.58배)을 크게 밑돌고 있다.

최근 한 달(7월6일~8월6일) 코스피가 22.15% 내린 동안 KRX은행 지수는 1.95%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신한지주(055550)(40.21%)와 하나금융지주(086790)(42.72%), KB금융(105560)(39.09%)이 모두 40%대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헀고, 우리금융지주(316140)(19.43%)도 20% 가까이 올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은 외화환산이익뿐 아니라 보통주자본(CET1) 비율 개선으로 이어져 주주환원 확대 기대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며 “실적 안정성이 높고 매크로 환경도 우호적인 만큼 은행주에 대한 관심을 계속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은 현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경우 CET1 비율이 약 25~30bp(1bp=0.01%p) 상승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환율 하락이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이 은행주 주가에 보다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양호한 이익 체력 기반 CET-1비율 개선에 따른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국면에서 방어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는 시기”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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