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현재처럼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지수 편입 기준에 따라 정기적으로 종목과 비중이 조정된다. 승강제가 시행됐다는 이유만으로 ETF의 펀드 재산이 여러 상품으로 쪼개지거나, 투자자가 보유한 ETF가 다른 상품으로 바뀌는 일은 없다는 의미다.
대신 거래소는 세그먼트별로 별도 지수와 ETF, 파생상품을 묶어 내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소가 지수와 ETF, 파생상품을 한꺼번에 준비하는 것은 우량 세그먼트에 대한 기관·외국인 수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시장 전체가 약 18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닥에서는 기관투자자가 투자 대상을 일일이 선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과거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선례다. 거래소는 2022년 11월 우량·대표 코스닥 기업을 별도 기업군으로 묶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별도 지수를 산출했다.
그러나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를 보였다. 지수는 있었지만 지수선물 등 헤지 수단이 마련된 것은 출범 약 1년 반 뒤였다. 기관이 현물 포지션을 구축하고 위험을 관리할 수단이 늦게 갖춰진 만큼 상품 간 연계 효과도 제한됐다는 것이 거래소의 평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닥글로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글로벌’ ETF도 상장됐지만 규모는 235억원, 105억원으로 작다. 이번에는 지수·ETF·파생상품을 동시에 선보여 초기부터 투자와 헤지 수요를 함께 잡겠다는 복안이다.
문제는 새 상품이 상위 세그먼트에 집중될 경우 일반 세그먼트 소속 기업의 낙인 효과와 유동성 위축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사실상 ‘우량’과 ‘비우량’을 가르는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패시브 자금까지 상위 기업군에만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도 이 같은 문제를 의식해 벤처캐피탈(VC)·자산운용사·연기금·학계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통해 편입 지표를 백테스팅하고 있다. 수익성이 아직 높지 않아도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은 포용하되, 이익 없이 시가총액만 큰 기업을 걸러낼 수 있는 기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결국 코스닥 승강제의 효과는 기존 지수 ETF의 분할이 아닌 상위 세그먼트 중심의 새 패시브 자금 흐름이 코스닥 내부의 자금 배분을 어떻게 바꿀지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의 이질성이 커진 만큼 세그먼트가 단순한 등급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 내 기업군을 명확히 식별할 수 있는 세그먼트 체계를 정비하고, 기업 특성에 맞는 공시·상장관리·투자자 정보제공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