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STO) 법제화 이후에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함께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와 정부가 시장의 불필요한 장벽을 걷어내는 동시에 투자자 보호와 신뢰를 갖춘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이데일리 글로벌 STO 써밋 2026’ 두번째 세션 '법제화 이후 한국 토큰증권 정책 로드맵'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법률의 통과가 제도의 끝이 아니고 이제 시장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법률상으로는 가능한데 실제 시장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충실히 듣고 법률이 상정했던 제도와 실제 시장 사이의 괴리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국회가 점검해야 할 과제로 △시행 과정의 병목 해소 △불필요한 시장 진입장벽 제거 △투자자 보호 사각지대 보완 △글로벌 제도 정합성 확보를 제시했다.
민 의원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규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도 “동일한 위험에 대한 규제가 중복되거나 제도 운영기관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시장 진입을 막는 경우가 있다면 모두 혁신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하려는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동등하고 정당하게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큰증권을 바라보는 관점도 '조각투자'라는 개별 상품에서 '자본시장 인프라 전환'으로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분산원장 기반의 전자적 등록·관리 방식을 결합한 것”이라며 “증권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방식의 변화로 보면 기존 주식과 채권, 펀드와 앞으로 등장할 다양한 금융상품까지 논의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금융과 디지털 금융의 관계를 ‘마차와 자동차’에 빗댔다. 새로운 기술과 상품이 '자동차'라면 법과 제도, 거래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 체계는 '자동차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하는 도로'라는 설명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이데일리 STO 써밋’에서 '법제화 이후 한국 토큰증권 정책 로드맵'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데일리 STO 써밋’은 한국 토큰증권(STO)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앞두고 글로벌 STO·RWA(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의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큰화 금융이 바꿔놓을 자본시장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는 초기 시장에서는 무조건 많은 자산을 토큰화하기보다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자산부터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그 기준으로는 △권리의 명확성 △가치평가 가능성 △법률관계의 안정성을 제시했다.
민 의원은 “기술적으로 토큰화가 가능하다고 해서 모든 자산을 시장에 먼저 내놓을 필요는 없다”며 “초기에는 기술보다 기초자산의 질과 권리구조의 명확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큰화의 출발점은 단순히 가능한 자산이 아니라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자산이어야 한다”고 했다.
발행시장에서는 새로운 자금조달 기회를 열되 자산 검증과 책임의 기준까지 낮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혁신의 문턱은 낮추고 신뢰의 기준은 낮추지 않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통시장 역시 플랫폼 수나 거래량 자체보다 가격 형성과 시장 감시, 투자자 보호가 중요하다고 봤다. 민 의원은 “증권시장이 디지털화된다고 유동성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거래가 여러 곳으로 분산될 경우 가격 형성과 신뢰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제 인프라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결제를 “토큰증권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표현하며 “증권만 디지털화하고 대금을 주고받는 방식이 기존 체계에 머문다면 자본시장 전체의 디지털 전환이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토큰 발행량보다 시장 운영 능력을 강조했다. 금융회사의 심사·내부통제·고객관리 역량과 기술기업의 기술·사용자 경험을 결합하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과의 연결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 의원은 “한국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몇 개의 토큰을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신뢰 있는 디지털 자본시장을 운영할 수 있느냐”라며 “신뢰가 혁신을 누르는 명분이 아니라 혁신의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제화는 출발점”이라며 “2027년부터는 디지털 자산 시장을 운영하는 능력이 자본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좋은 자산에서 시작해 발행·유통·수탁·결제·공시를 하나의 인프라로 연결하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과의 상호운용성을 전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