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500선 지킬까…AI 투자 검증·유가가 가를 한 주[주간증시전망]

주식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5일, AM 09:40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 중심으로 낙폭을 만회했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주에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실적 발표에 더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예정돼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중동발 유가 상승이 물가와 경기 부담으로 번질지가 증시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2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3% 오른 5550.30에 마감했다. 전날 3.52% 급락한 뒤 반도체주가 낙폭을 만회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추진 검토 중단 소식에 4.41% 상승했고 삼성전자도 0.46% 올랐다. 반면 코스닥은 1.62% 하락한 751.69에 거래를 마쳐 시장 전반으로 반등세가 확산하지는 못했다. 코스피에서는 기관이 872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9928억원을 순매도해 수급 주체별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 핵심 일정은 반도체 실적 발표다. 오는 28일 SK하이닉스, 29일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시장은 매출 성장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와 잉여현금흐름(FCF), 투자 자금 조달 여건을 함께 살필 전망이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는 빅테크가 자체 현금흐름으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시장의 불안이 AI 수요 자체보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메타가 대규모 설비투자로 현금흐름 부담을 드러낸 데다 AI 인프라 기업들의 신용위험도 커지면서 투자 수익성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월 22일 4.69%포인트에서 10월 16일 11.13%포인트로 상승했다. 반면 메모리 업황 지표는 견조하다. DRAM 현물가격 지수는 지난 16일 115만3202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물 업황의 강세가 기업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확인될 수 있을지가 반도체주 반등의 관건이다.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추진 검토 중단은 SK하이닉스 주주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인 재료로 평가된다. 중복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과 지분 희석 우려를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부 자본 조달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AI 투자 재원에 대한 시장의 우려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9년까지 메모리 공급과잉 가능성이 작다고 언급한 점도 업황 기대를 뒷받침하지만, 시장은 공급 전망뿐 아니라 실제 투자 수요와 수익성까지 확인하려는 모습이다.

유가 흐름도 변수다. IBK투자증권은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027년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 작성 당시 브렌트유는 배럴당 113달러까지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0달러에 육박했다. 유가 상승은 물가 부담을 키우고 금리 안정 기대를 약화할 수 있으며, AI 투자와 자금 조달 여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가 하락을 동반한 금리 안정이 위험자산 투자심리 회복의 조건으로 꼽힌다.

KB증권 역시 최근 증시의 바닥을 확인하려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할 지표나 유가 하락을 유도할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급락 이후 반등이 나타났더라도 이를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며, 물가와 금리 변수가 다시 악화하면 W자형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삼성증권은 최근 급락을 AI 버블 붕괴의 신호로 단정하기보다 반도체 기업들이 벌어들일 이익의 지속 가능성과 국내 증시에 부여할 적정 밸류에이션을 둘러싼 재평가 과정으로 해석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안정이 증시 반등의 전제 조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가 하락 안정화는 금리 하락 안정화를 이끌고, 금리 하락은 AI 투자 및 자금 조달 이슈 완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증시 입장에서는 유가 하락을 동반한 금리 하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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