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그간 솔리다임의 별도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불거졌다. 솔리다임이 상장할 경우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을 내주면서 자회사 성장에 따른 이익 중 SK하이닉스에 귀속되는 몫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의 잇따른 중복상장 관련 지적도 상장 검토 중단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것은 금융위나 금감원 입장에서 다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22일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고 확인하며 “수직적 지배구조하에 있는 SK스퀘어·SK하이닉스가 모회사로서 (이사회가) 주주 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는 동안 SK하이닉스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3일 종가는 127만7000원으로 한 달 전인 9월 23일(186만2000원)보다 31.4% 낮아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5조4299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순매도액(5조5359억원)의 약 2.8배다. 최근 5거래일(19~23일)에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8072억원 순매수한 반면 SK하이닉스는 8772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주식인데 미국서 47% 비싸…전환 한도 확대 필요
솔리다임 IPO 검토 중단으로 중복상장 우려는 완화됐지만 국내 본주와 미국 ADR 간 가격 괴리 문제는 남아 있다. ADR은 외국 기업의 주식을 기초로 미국에서 거래하는 증서로, SK하이닉스 ADR 10개는 국내 본주 1주에 해당한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SK하이닉스 ADR은 국내 본주보다 46.8% 비싸게 거래됐다. 괴리율은 지난 7월 평균 25.6%에서 8월 34.2%, 9월 40.0%로 높아졌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두 주식은 기초 자산도 배당도 같다. ADR의 의결권만 예탁기관을 거칠 뿐 물건으로 치면 똑같은 물건”이라며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시장의 저평가를 보여주는 상징처럼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괴리율 확대에는 미국 ADR으로의 자금 유입과 국내 본주 매도 등 수급 차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격 차이를 좁힐 차익거래가 제한돼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통상 저렴한 국내 본주를 매수해 ADR로 전환한 뒤 미국에서 매도하면 국내 매수 수요와 ADR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 차이가 축소될 수 있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본주를 ADR로 전환할 수 있는 한도인 1779만주가 이미 모두 채워져 추가 전환 여력이 없는 상태다. ADR을 국내 본주로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이 같은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기존 한도 내 여유 물량도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한 ADR 물량은 발행주식의 약 24%지만, 이는 실제 추가 발행이 가능한 한도를 의미하지 않는다. 회사가 실제 전환에 동의한 한도는 약 2.4%다.
해외에서는 양방향 전환이 자유로운 알리바바와 도요타의 괴리율이 0~2% 수준인 반면, 전환에 제약이 있는 TSMC는 최근 1년 평균 약 18%에 달했다. 국내 KB금융·신한지주 등은 최근 1년 평균 괴리율이 0.2~0.6% 수준이었다.
DS투자증권은 전환 한도 확대가 국내 본주와 ADR의 가격 차이를 좁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주식을 ADR로 전환하는 방식은 신주 발행과 달리 주식 수가 늘어나지 않아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도 발생하지 않는다.
SK하이닉스 측은 전환 한도 확대가 기존 국내 주식을 기초로 ADR을 추가 발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관련 규제와 신고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가 임의로 한도를 늘린다고 해서 곧바로 추가 전환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현실적인 방안은 전환 한도를 단계적으로 높이고 회사가 미리 일괄 동의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