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내비에 8000억?"…골드만삭스가 '티맵' 사려는 이유[마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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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October 31일, PM 02:06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길을 찾을 때마다 누구나 무료로 켜는 내비게이션 앱 '티맵'. 이 친숙한 서비스가 최대 8000억원 규모의 대어급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올라왔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티맵 운영사 티맵모빌리티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무료로 길을 알려주는 서비스에 거액을 투자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골드만삭스가 주목한 것은 길 안내 자체보다 이용자들이 남기는 방대한 이동 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다.



◇길 안내는 공짜인데…수익 포인트는 '이동 데이터' 사업에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티맵모빌리티 지분 60~70%를 7000억~8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두고 최대주주 SK스퀘어 등과 협상하고 있다.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63.23% 중 일부와 기존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함께 사들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양측은 연내 거래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맵의 경쟁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내비게이션 이용자 기반에 있다. 지난해 4분기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539만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1~9월 월평균 앱 방문 횟수도 4억4600만회에 달했다. 그만큼 도로 상황과 이동 수요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인다.

티맵은 휴대전화 밖으로도 사업을 넓히고 있다. 차량에 내비게이션을 기본 탑재하는 '티맵 오토'는 BMW·볼보 등 국내외 20여개 자동차 브랜드에 공급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탑재 차량은 115만대를 넘어섰다.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받는 자동차보험과 기업 대상 교통 데이터·솔루션 사업도 새로운 수익원이다. 이용자에게 길을 무료로 알려주면서 완성차 업체와 보험사, 다른 기업을 상대로 돈을 버는 셈이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잘나가는 티맵 왜 파나…SK와 골드만의 다른 계산

티맵모빌리티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8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4억원과 순이익 233억원을 기록하며 두 지표 모두 첫 연간 흑자를 냈다. 다만 순이익에 자산 매각 등 일회성 이익이 포함돼 있어 본업의 완벽한 흑자 안착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는 평가다.

몸값은 과거 대비 크게 조정된 수준으로 보인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2022년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 2조2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거론되는 투자금과 지분율을 단순 환산하면 전체 지분 가치는 약 1조~1조3000억원 수준이다. 최종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골드만삭스 입장에서 과거보다 훨씬 가벼워진 가격으로 미래 성장 자산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반면 SK스퀘어의 셈법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1월 인크로스, 6월 원스토어를 매각한 데 이어 티맵모빌리티까지 매각 대상으로 검토하는 이유다. 다만 지분 일부는 남겨 AI·데이터 분야 협력을 이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라도 주력 분야가 아니라면 정리하려는 SK와, 이동 데이터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려는 골드만삭스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셈이다.

향후 성패는 티맵이 확보한 이용자와 데이터를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골드만삭스가 인수 이후 사업을 키워 기업공개(IPO)나 재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티맵은 이용자 기반은 충분히 가져가긴 했어도,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이용자 수나 데이터 가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실제 돈을 잘 버는 회사로 어떻게 키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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