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퇴직연금 잦은 매매, 수익률 낮춰”…장기투자 문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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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3일, PM 05:1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3일 “지나치게 잦은 매매는 거래비용을 높이고 오히려 투자성과를 낮출 수 있다”며 단기 수익률을 좇는 퇴직연금 운용 관행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제1회 퇴직연금 오래오래 캠페인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제1회 퇴직연금 오래오래 캠페인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1회 퇴직연금 오래오래 캠페인 출범식’에서 “퇴직연금은 은퇴 후의 삶을 뒷받침하기 위해 소중하게 운용해야 할 자산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첫발을 뗀 ‘퇴직연금 오래오래 캠페인’은 금융당국이 장기·분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했다.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손해보험협회,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금감원은 가입자가 자신의 연금 운용 현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투자성향과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을 관리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11~12월에는 ‘연금 채움 주간’을 운영해 적립금과 납입 현황, 세액공제 한도를 살펴보도록 안내한다. 5~6월에는 ‘연금 가꿈 주간’을 통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지정 여부와 운용 상품을 점검하도록 할 계획이다.

연금상품 비교·공시 체계도 개선한다. 올해 안에 통합연금포털에 타깃데이트펀드(TDF)의 은퇴 목표시점별 수익률 순위를 신설한다. 내년에는 수익률과 수수료율 등을 색상으로 구분해 보여주는 ‘히트맵’ 방식의 비교공시 체계를 도입한다.

당국이 장기투자 문화 정착에 나선 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투자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달리 실제 운용 방식은 여전히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 가운데 적립금 전액을 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하는 비중은 46.9%에 달했다. 반면 적립금의 절반 이상을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가입자도 33.9%로 나타났다.

김기복 금융감독원 연금감독실장은 “가입자의 자산배분이 양극단에 집중돼 있고 실적배당형 상품의 거래 빈도도 미국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가입자들의 직접 운용에 대한 관심은 급속히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인 실천 방법에 대한 정보와 전문 지식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장기·분산투자 문화가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해외 선진국의 연금 운용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국내 DC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64%에 그친 반면 호주 ‘마이슈퍼’와 영국 ‘네스트’ 디폴트옵션 수익률은 각각 8.0%, 8.5%에 달했다. 미국 TDF 2050 빈티지 평균 수익률은 10.4%로 약 4배 차이를 보였다.

박희진 부산대 교수는 호주·영국·미국 세 국가의 공통점으로 △장기형 디폴트옵션 △생애주기 자산배분 △글로벌 분산과 저비용을 꼽으며 “가입자가 별도로 선택하지 않아도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이 자동으로 배분되고 리밸런싱되는 장기투자 구조를 갖춘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이어 “국내 디폴트옵션도 가입자가 장기투자를 실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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