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한국재무학회 특별 정책심포지엄에서 셀렉트 규모에 관한 질문에 “코스닥150보다 종목 수를 더 줄여서 구성하려고 한다”며 편입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으로 코스닥 전체의 약 3분의 1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기관투자자들을 찾아가 왜 코스닥에 들어오지 않는지 물었다”며 “하나는 종목이 일정 규모의 시가총액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코스닥150에도 옥석이 혼재돼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셀렉트 도입 취지에 대해 “코스닥 시장에서 대표 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코스피와 경쟁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셀렉트 구상 단계. (AI생성 이미지)
거래소는 셀렉트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에 대비해 일반 코스닥 기업에 대한 보완책도 논의하고 있다. 최 상무는 “벤처업계와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일반 코스닥의 낙인 효과나 셀렉트로 자금이 쏠리는 문제를 많이 우려하고 있다”며 일반군에 시장 자금이 충분히 유입되지 않을 경우 정책자금이나 일반 코스닥 기업에만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활용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이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대통령실, 금융위원회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 현황과 구조개혁 과제’를 발표한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진행 중인 연구의 중간 결과를 소개하며 “동종 집단에서 부실 충격이 발생했을 때 건전기업의 시장가치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에서 자산 규모가 비슷한 기업끼리 비교했을 때 한계기업 비중이 높을수록 개별 기업의 재무적 우량성이 시장가치에 반영되는 정도도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강 박사는 승강제가 기업에 낙인이 될지 도약의 발판이 될지는 “제도 설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구분한 뒤 기업이 얻는 실질적 편익이 없거나 승격·강등 경로가 불분명하면 낙인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관 자금의 실제 유입과 함께 기업이 어떤 요건을 갖추면 상위 시장으로 올라갈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기존 지수는 시가총액이나 거래대금 요건은 있지만 기업이 얼마나 튼튼한지, 얼마나 성장하는지를 담아내는 부분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코스닥 액티브 ETF에 개인 매수가 몰리면서 편입 비중이 높았던 중소형주가 급등한 사례를 들며 “충분한 자금이 들어와도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도록 지수를 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셀렉트에 자금이 유입된 뒤에는 그 효과가 코스닥 시장 전반으로 이어지는지도 살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허석균 중앙대 교수는 “기존 코스닥 자금이 상위군으로 이동한 것인지, 코스닥 시장 바깥에서 자금이 들어온 것인지에 따라 효과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셀렉트 편입 기업의 주가 상승이 코스닥 시장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졌는지도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허 교수는 “(도입 이후에도) 장기 투자자가 늘었는지, 거래 비용과 정보 격차가 줄었는지, 성장기업의 후속 자금조달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 전체 연 1회 IR 추진…위약금·지수 가점 검토
이와 함께 거래소는 코스닥 신규 상장사에 상장 후 2년간 적용하는 연 1회 기업설명회(IR) 의무를 전체 코스닥 상장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 상무는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에서도 3개사가 작년에 IR을 하지 않았다”며 “모든 상장법인이 매년 한 차례 이상 IR을 하도록 하고, 지키지 않을 때는 위약금 등 제재 수단을 강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IR 의무 미이행 기업에 불성실공시 벌점을 가중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IR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에는 해외 IR 우선 참가 기회를 주거나 지수 편입 때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최 상무는 “IR을 통해 먼저 정보가 제공돼야 분석 보고서를 쓸 수 있지 않겠느냐”며 “보고서를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토대로 투자를 활성화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정기공시만으로는 코스닥 기업의 사업 구조와 성장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코스닥리서치센터장은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에 들어 있는 정보만 가지고는 회사를 분석하기가 어렵다”고 짚고, 관리군 기업이 재기할 수 있도록 코넥스와 코스닥 관리군 간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2027년 도입을 목표로 코스닥 승강형 세그먼트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도입 방침을 밝힌 이 제도는 코스닥 시장을 우량기업군인 ‘코스닥 셀렉트’, 일반 코스닥, 관리군으로 나누고 기업이 각 시장의 진입·유지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승격하거나 강등하는 방식이다. 거래소는 셀렉트 내 대표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를 개발하고 연계 ETF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